‘종가집 김치’ 폴란드 간다...대상, 유럽 新거점 설립

지난달 1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점 설립네덜란드 법인 설립 28년 만에 영역 확장”유럽 시장 개척 적극으로 진행할 것” 강조포기김치 ‘종가집’으로 유명한 종합식품기업 대상이 폴란드를 유럽 시장 공략 신(新) 거점에 올렸다.미국에 김치 공장을 짓는 등 해외 사업을 강화, 지난해 사상 첫 글로벌 매출 1조원 신화를 쓴 대상이 이제 유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대상 김치 공장에서 직원들이 김치를 포장하고 있다. /대상 제공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달 19일 중부 유럽에 위치한 국가 폴란드에 ‘대상 폴란드 지점’을 새로 냈다. 1994년 네덜란드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28년여 만에 첫 사업 영역 확장으로, 폴란드 지점은 수도 바르샤바에 구축된 것으로 파악됐다.대상 측은 “미국을 포함한 미주 시장은 물론 유럽에서도 김치와 같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아시아, 미주 등에 비해 유럽의 성장이 더뎠지만, 폴란드를 거점으로 유럽 개척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대상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21개 해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종가집’ 김치뿐만 아니라 ‘청정원’ 등 식품 브랜드, 바이오와 전분당 소재서도 꾸준한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해외서 1조1681억원 매출을 냈다.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의 K푸드 인기가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유럽에서만큼은 부진을 이어갔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대상에 1496억원 매출을 안기는 주력 시장이었지만, 지난해 1235억원 수준으로 매출이 떨어졌다.2019년 이미 유럽에서의 성장이 둔화하자, 유럽이 아닌 미국 등지로 눈을 돌린 게 부진으로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물류난에 서유럽을 중심으로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며 더해진 수상운송 차질도 문제였다.대상은 폴란드를 새로운 물류 거점으로 삼아, 유럽 시장 재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폴란드는 유럽 북부 발틱해 유일의 부동항(얼지 않는 항구)이자 서유럽과 동유럽을 연결, 동유럽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처리하는 ‘그단스크항’이 있는 물류 중심지로 꼽힌다.국내 기업의 진출이 많아 김치 등을 찾는 수요를 이미 갖췄다는 것도 장점이다. 코트라 바르샤바 무역관에 따르면 폴란드에는 2020년 기준 33곳 기업이 진출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최대 규모 배터리 공장도 폴란드에 위치했다.



그래픽=이은현대상은 폴란드 지점 내부 공사를 마치는 대로 종가집 김치, ‘청정원 순창 고추장’ 등 장류 판매 등 영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본사 홍보, 시장조사, 마케팅 외 영업활동 제한을 받는 연락사무소 설립 대신 지점 구축을 정한 것도 당장 매출을 올리기 위한 결정으로 파악됐다.대상 관계자는 “폴란드는 연락사무소의 활동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영업활동 시 사업 정지 처분도 받을 수 있다”면서 “폴란드 지점은 식품 사업은 물론 유럽 시장 주력 제품이었던 식물성 단백질 라이신 판매와 같은 소재 사업 부문도 확장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시장에선 대상의 해외 사업 강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 매출은 2010년대 중반부터 제자리걸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은 지난해 국내에서 2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015년부터 국내 매출은 2조~2조2000억원 사이에서 움직였다.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상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 가까이 늘어난 486억원이었다”면서 “미국을 포함한 대상의 해외 사업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