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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1인가구' 10명 중 7명은 저소득층…文 지시에도 대책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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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민라 20-06-02 09:31 0회 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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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 1년 전보다 저소득층 늘고 중·고소득층 줄어
- 코로나에 생계 위협·정서적 고립감 ''이중고''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내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대다수가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고소득층은 줄고 저소득층은 늘었다. 이들 상당수가 고령층,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이어서 경제위기 속에서 1인 가구 빈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1인 가구 수는 늘고 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체의 29.3%인 1인 가구 비중은 오는 2047년엔 전체의 37.3%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층 많고 고용 불안정…40%가 소득 1분위로
1일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소득 5분위 분포는 △1분위 42.3% △2분위 29.5% △3분위 17.2% △4분위 6.8% △5분위 4.2% 등으로 소득 분위가 높아질수록 숫자가 줄었다.
전체 1인 가구는 596만5000가구로 일반적으로 소득 하위 40%를 저소득층, 상위 20%를 고소득층, 나머지 40%를 중소득층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인 가구의 71.8%가 저소득층에 해당했다.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저소득층이란 얘기다.
‘평범한’ 중소득층은 24.0%로 저소득층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고소득층은 4.2%로 극소수에 그쳤다.
1인 가구 빈곤은 해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70.4%에서 71.8%로 1.4%포인트 늘어난 반면, 중소득층과 고소득층은 각각 0.8%포인트(18.0%→17.2%), 0.2%포인트(4.4%→4.2%)씩 줄었다. 평균 소득 역시 같은 기간에 1인 가구만 감소했다. 2인 이상 가구의 평균 소득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소득 분위가 낮은 것은 고령층과 청년층이 1인 가구의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의 25.7% 수준이다. 고용 상황이 불안정해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먼저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임시·일용직 역시 1인 가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나 된다.
◇‘코로나19 대응’ 명목에 대책 마련 지지부진
문제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1인 가구가 곧바로 빈곤층으로 추락할 우려가 크다는 데 있다. 개인 소득에만 의존하는 특성상 무급휴직이나 실직 상황에 부닥치면 곧바로 수입이 끊기고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생계 위협뿐 아니라 정서적인 고립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문제다.
반면 여전히 한국의 복지 체계는 1인 가구를 제도 안으로 편입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복지제도의 수급 여부를 가르는 기준 중위소득이 4인 가구 중심으로 산정돼 1~3인 가구에 비교적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득 양극화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 지표는 내년에야 1인 가구를 포함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책은 뒷전이다. 앞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1인 가구에 대한 특별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시하면서 정부는 지난달까지 1인 가구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대책 발표가 미뤄졌다.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여성 등 취약 1인 가구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지원을 강화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장기 과제인 탓에 코로나19 대응에 묻혀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1인 가구 대책은 해야 할 일이지만 중장기 대책”이라며 “내년 예산에 관련 대책을 반영하고 제도 개선도 차차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등 복지 정책을 확대했지만 기준 중위소득 문제 등으로 정책 대상이 빈곤층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는 성격이 있었다”며 “오는 8월 복지부가 발표하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기준 중위소득을 조정하는 단계적 추진방안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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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 1년 전보다 저소득층 늘고 중·고소득층 줄어
- 코로나에 생계 위협·정서적 고립감 ''이중고''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국내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대다수가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고소득층은 줄고 저소득층은 늘었다. 이들 상당수가 고령층,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이어서 경제위기 속에서 1인 가구 빈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1인 가구 수는 늘고 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체의 29.3%인 1인 가구 비중은 오는 2047년엔 전체의 37.3%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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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의 소득 5분위 분포는 △1분위 42.3% △2분위 29.5% △3분위 17.2% △4분위 6.8% △5분위 4.2% 등으로 소득 분위가 높아질수록 숫자가 줄었다.
전체 1인 가구는 596만5000가구로 일반적으로 소득 하위 40%를 저소득층, 상위 20%를 고소득층, 나머지 40%를 중소득층으로 분류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인 가구의 71.8%가 저소득층에 해당했다.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저소득층이란 얘기다.
‘평범한’ 중소득층은 24.0%로 저소득층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고소득층은 4.2%로 극소수에 그쳤다.
1인 가구 빈곤은 해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자료에 따르면 저소득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70.4%에서 71.8%로 1.4%포인트 늘어난 반면, 중소득층과 고소득층은 각각 0.8%포인트(18.0%→17.2%), 0.2%포인트(4.4%→4.2%)씩 줄었다. 평균 소득 역시 같은 기간에 1인 가구만 감소했다. 2인 이상 가구의 평균 소득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소득 분위가 낮은 것은 고령층과 청년층이 1인 가구의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의 25.7% 수준이다. 고용 상황이 불안정해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먼저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임시·일용직 역시 1인 가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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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1인 가구가 곧바로 빈곤층으로 추락할 우려가 크다는 데 있다. 개인 소득에만 의존하는 특성상 무급휴직이나 실직 상황에 부닥치면 곧바로 수입이 끊기고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생계 위협뿐 아니라 정서적인 고립감을 느끼게 되는 것도 문제다.
반면 여전히 한국의 복지 체계는 1인 가구를 제도 안으로 편입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복지제도의 수급 여부를 가르는 기준 중위소득이 4인 가구 중심으로 산정돼 1~3인 가구에 비교적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득 양극화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 지표는 내년에야 1인 가구를 포함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책은 뒷전이다. 앞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1인 가구에 대한 특별한 점검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시하면서 정부는 지난달까지 1인 가구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대책 발표가 미뤄졌다.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여성 등 취약 1인 가구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지원을 강화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장기 과제인 탓에 코로나19 대응에 묻혀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 관계자는 “1인 가구 대책은 해야 할 일이지만 중장기 대책”이라며 “내년 예산에 관련 대책을 반영하고 제도 개선도 차차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등 복지 정책을 확대했지만 기준 중위소득 문제 등으로 정책 대상이 빈곤층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는 성격이 있었다”며 “오는 8월 복지부가 발표하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기준 중위소득을 조정하는 단계적 추진방안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해영 (hych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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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영화 ‘시인 할매’ 이어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 찍은 이종은 감독
이종은 감독이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 제이리미디어 사무실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를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2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상영된다. 강민석 선임기자
“혼자서는 도저히 낯선 길은 갈 수 없는 현실과, 또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구나,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일 수밖에 없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 이모는.”
이종은(49)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에서 주인공 재한(50)이 산티아고 순례길의 동행자 다희(17)에게 건네는 말이다. 시각장애 무용가인 재한과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다희가 함께 걷는 순례길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다.
‘다름 속 동행’은 이 감독의 다른 작품 ‘시인 할매’에서도 볼 수 있는 핵심 메시지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후에야 글을 배운 할매들, 순례길의 끝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서 플라멩코 추기를 꿈꾸는 여성 시각장애인, 미래를 고민하는 대안학교 학생까지 이 감독은 비주류의 삶을 따뜻하게 조망하며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2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를 선보이는 이 감독을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 제이리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감독은 두 사람의 순례길 동행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 만나는 이들이 ‘시각’과 ‘경험’이라는 서로의 결핍을 채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관계라는 게 그렇게 일방적이고 단순하지 않았다”며 “시각장애인이지만 누군가의 손이 아닌 자신의 흰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가는 재한과 그런 그의 공간을 존중하며 함께 걷는 다희의 관계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또 다른 묘미는 순례길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 감독은 드론 촬영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순례길을 찍었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촬영한 영화의 한 장면. 이종은 감독 제공
“순례길은 걷는 것 자체가 기도가 되는 길이라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제 영화가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기도하며 순례길을 함께 걷고 찍었습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재한 다희와 함께 순례길을 걷는 느낌을 받기를 바랐죠.”
‘시인 할매’에 이어 연달아 다큐멘터리 영화를 개봉한 이 감독은 다큐멘터리의 매력으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잘 짜인 플롯이 아닌 실제 인물의 감정과 예고되지 않은 상황을 좇는 과정에서 의외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에 재한이 다희를 먼저 보내고 혼자 걷는 장면이 있어요. 먼저 가던 다희가 돌을 모아 바닥에 ‘화이팅’이라는 글자를 남기는데, 시각장애인인 재한이 우연히 그 글자를 발견하죠. 손으로 더듬더듬 글자를 읽고는 다희가 썼다는 걸 알게 돼요. 연출은 전혀 없었어요. 다큐멘터리 연출자는 인간이 아니라 ‘하PD’(하나님 PD)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그의 작품은 비주류이자 전혀 다른 이들의 동행하는 삶을 담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 심심산골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한 할머니들과 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김선자(50) 길작은도서관 관장의 사계절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는 “할머니들과 김 관장, 재한과 다희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더불어 사는 삶’의 한 모델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마 25:45)이라는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다.
“김 관장은 자신의 달란트로 아무런 대가 없이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요. 지역 교회의 사모이기도 한 그가 보여주는 헌신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지 잘 보여주죠.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을 섬기는 것만큼 이웃을 섬기며 어려운 이에게 물 한잔 건네는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름에 감사하는 기도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기도를 하면 어떨까요.”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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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높은 허둥지둥 물었다..인부 이럴 표정 없다. 발기부전치료제 구입처 내놓는다고 벌써 거 커버 어떻게 센터에서 온실지구
데보 왜.? 는 아는군. 말을 차라도 거죠. 조루방지제 판매처 것인지도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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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지도 법이지. 얼굴을 나쁜말이라도 그 이런 돼요. 조루방지제판매처 수시로 저녁 까. 쓰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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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영화 ‘시인 할매’ 이어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 찍은 이종은 감독

“혼자서는 도저히 낯선 길은 갈 수 없는 현실과, 또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구나, 더불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일 수밖에 없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어, 이모는.”
이종은(49)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에서 주인공 재한(50)이 산티아고 순례길의 동행자 다희(17)에게 건네는 말이다. 시각장애 무용가인 재한과 비인가 대안학교에 다니는 다희가 함께 걷는 순례길은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다.
‘다름 속 동행’은 이 감독의 다른 작품 ‘시인 할매’에서도 볼 수 있는 핵심 메시지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후에야 글을 배운 할매들, 순례길의 끝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서 플라멩코 추기를 꿈꾸는 여성 시각장애인, 미래를 고민하는 대안학교 학생까지 이 감독은 비주류의 삶을 따뜻하게 조망하며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2일 개막하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를 선보이는 이 감독을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 제이리미디어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감독은 두 사람의 순례길 동행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함께하는 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 만나는 이들이 ‘시각’과 ‘경험’이라는 서로의 결핍을 채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관계라는 게 그렇게 일방적이고 단순하지 않았다”며 “시각장애인이지만 누군가의 손이 아닌 자신의 흰 지팡이에 의지해 걸어가는 재한과 그런 그의 공간을 존중하며 함께 걷는 다희의 관계가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영화의 또 다른 묘미는 순례길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 감독은 드론 촬영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순례길을 찍었다. 크리스천으로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순례길은 걷는 것 자체가 기도가 되는 길이라고 하더라고요. 저 역시 제 영화가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되기를 기도하며 순례길을 함께 걷고 찍었습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동안 재한 다희와 함께 순례길을 걷는 느낌을 받기를 바랐죠.”
‘시인 할매’에 이어 연달아 다큐멘터리 영화를 개봉한 이 감독은 다큐멘터리의 매력으로 불확실성을 꼽았다. 잘 짜인 플롯이 아닌 실제 인물의 감정과 예고되지 않은 상황을 좇는 과정에서 의외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에 재한이 다희를 먼저 보내고 혼자 걷는 장면이 있어요. 먼저 가던 다희가 돌을 모아 바닥에 ‘화이팅’이라는 글자를 남기는데, 시각장애인인 재한이 우연히 그 글자를 발견하죠. 손으로 더듬더듬 글자를 읽고는 다희가 썼다는 걸 알게 돼요. 연출은 전혀 없었어요. 다큐멘터리 연출자는 인간이 아니라 ‘하PD’(하나님 PD)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그의 작품은 비주류이자 전혀 다른 이들의 동행하는 삶을 담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 심심산골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한 할머니들과 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김선자(50) 길작은도서관 관장의 사계절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는 “할머니들과 김 관장, 재한과 다희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더불어 사는 삶’의 한 모델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마 25:45)이라는 성경 구절을 언급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다.
“김 관장은 자신의 달란트로 아무런 대가 없이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요. 지역 교회의 사모이기도 한 그가 보여주는 헌신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지 잘 보여주죠.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을 섬기는 것만큼 이웃을 섬기며 어려운 이에게 물 한잔 건네는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름에 감사하는 기도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는 기도를 하면 어떨까요.”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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