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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은 고향 옥천의 덕대산德垈山처럼 포근함을 준다. 톈샨天山산맥의 젖줄 키르기스스탄은 대한민국과 아주 닮았다. 전 국토의 80~90%가 산악지대인데다 평균 해발고도가 2,750m에 달한다. 산이 거의 전부인 나라인 셈이다.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목민 세상이지만 중앙아시아인 중 한국인과 외모가 가장 닮아 정이 간다."
우리은행 전세자금대출 조건 민병도(63) 페이버스 그룹 회장은 키르기스스탄 전도사다. 기업인이지만 지난 20여 년간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통해 꾸준히 지원 사업을 해왔다. 최근엔 국적기의 직항 노선 개설에 이어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프로젝트를 수주, 키르기스스탄에 국립감염병원, 국립병원 사업 사전 타당성 조사와 컨설팅에 나서고 있다.
그는 우리은행 적금 "산중호수, 협곡, 빙하계곡, 만년설, 야생화까지 다채로운 경관을 겸비한 유네스코 청정국가 키르기스스탄 알틴아라샨 트레킹을 체험하면 이 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라고 했다.
민 회장은 키르기스스탄 출장 때면 알틴아라샨 계곡을 따라 아라콜호수로 이어지는 트레일을 찾는다. 그는 "이곳은 전 세계 여행 고수들 사이에선 명소로 소문난 곳" 중기청지원 이라며 "지리산처럼 엄마 산의 느낌이 든다"고 했다.
민 회장은 올해 페이버스 그룹 창립 4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이곳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중국 천진 경제개발구 경제 고문을 맡으면서 당시 중국 지인 소개로 키르기스스탄과 인연을 맺은 것이 중앙아시아 진출의 계기였다.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 예의없는사람 관을 설립하기도 전 2002년 4월 키르기스스탄 명예영사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연을 맺었다.
또 당시 키르기스스탄에 영향력 있는 인물 칭기즈 아이트마토프를 통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소개받으면서 키르기스스탄을 넘어 러시아까지 관심을 넓혀갔다.
뚝심으로 밀어붙인 직항 노선
키르기스스탄과의 비 개인회생후기 즈니스는 어느 날 갑자기 다시 찾아왔다. 5년 전 미국의 투자가가 3억 달러 프로젝트를 들고 와 자문을 구한 것이다.
미국인 사업가와 함께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해 대통령궁에서 정부 관계자를 만나고 투자 검토를 했다. 사업 대화와는 별개로 키르기스스탄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 측에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 '직항 노선 개설'이라고 했다.
민 회장은 양국을 오가는 직항개설에 뛰어들었다. 티웨이항공을 찾아가 설득했지만, 사업 위험성을 이유로 주저하자 개인적으로 전세기를 띄웠다. 2021년 첫 전세기를 띄웠는데 당시 180석 비행기에 14명만 타고 갔다. 키르기스스탄 정부에서 "민 회장이 망하면 어떡하느냐?"고 걱정했지만, 그는 미래를 내다봤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도 한국에 근로자들을 파견할 때 민 회장의 전세기를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적자 만회의 기회를 잡았고 이후 키르기스스탄에 전세기를 22번 띄웠다.
수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자 티웨이항공과 정기 항로 투입 계약을 맺고 2023년 6월 국적기 정기 취항을 시작했다. 직항은 성수기 주 3회 운항하며 어느새 민간외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민 회장은 "직항 개설 이후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지역으로 키르기스스탄이 떠올랐다"며 "비즈니스 차원뿐만 아니라 양국 교류와 한류 수출 등 직항으로 인해 파생된 다양한 협력 교류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거대한 톈산산맥과 남쪽의 파미르고원으로 둘러싸인 키르기스스탄은 7,000m급 고봉들에 크고 작은 호수와 더불어 광활한 초원이 펼쳐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며 "톈샨의 최고봉 레닌봉(7,134m) 등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산악인들의 로망"이라고 했다.



민병도 회장이 홍콩 트레킹 중 구룡산에 오른 모습. 민 회장은 평소 키르기스스탄 방문 때면 톈샨산맥 트레킹을 꼭 일정에 넣는다.


인재양성은 꺾꽂이 처럼
민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한 뒤 3년여 만에 창업에 나섰다. 1985년 기술 없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다 일본에서 유행하던 제조, 인사, 영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아웃소싱 사업을 한국에 들여와 취업을 돕는 기업 컨설팅 플랫폼을 만든 것이다.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젊은 인재들의 취업을 돕자는 생각이었다. 회사의 정체성을 '사람을 돕는 사람들'로 했다. 그는 기업의 3요소를 '인재, 노하우, 시스템'으로 본다. 그중 첫째가 인재라 생각하고 인재 양성을 핵심으로 했다.
민 회장은 "인재 양성은 꺾꽂이처럼 하는 것이다. 슈퍼마켓을 꿈꾸는 사람은 슈퍼마켓 사장으로, 대기업 역량을 갖춘 인재는 대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우는 이른바 꺾꽂이 이론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웠다.
"어릴 때 집안이 가난해서 구멍가게 과자를 맘껏 먹는 것이 꿈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덕대산에 오르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졌다. 어느 날 밤에 북두칠성을 보면서 별자리를 유심히 관찰했다. 문득 돈 벌어 아버지께 집을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명패를 보관하며 효를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민 회장의 중앙아시아 사랑은 키르기스스탄에서 그치지 않았다. 키르기스스탄 직항 취항 2년 만에 티웨이항공의 우즈베키스탄 직항을 개설했다. 우즈베키스탄 직항은 오는 5월 23일 처음 취항하며, 주 4회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이 비행기를 띄우지만 페이버스 그룹은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관련 업무를 도맡아 한다.
페이버스 그룹은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변두리에서 빈민촌을 찾아 봉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 제2도시 오시의 국립사범대 1층에 '인비텐트(장막으로의 초대)'라는 카페를 만들어 지역 주민들의 취업 알선과 청소년 영어캠프, 여성들에 대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과 현지 청소년 간 1대1 결연 사업을 열고 자립 교육에 나서기도 했다.
민 회장은 2014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km)을 홀로 걸었다. "대부분 무거운 배낭을 맡기고 갔지만 나는 일부러 큰 배낭을 메고 갔다. 800km를 걷는 중 4차례 힘든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겨냈다"고 했다. "처음 100km까지는 어린 시절, 200km까지는 10대를, 300km는 20~30대를, 400km까지는 40~50대 시절을 되돌아 봤다. 그리고 500km를 걸으면서는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답을 구했다. 결국 나와 가족을 위해 살기보다는 누구를 돕자는 답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산도 길도 사업도 정복보다 사람과의 교감이라고 생각한다. 청계산 오를 때 청계골, 원터골 등 오르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결국 중간 깔딱고개에서 다 만난다. 사업도 산과 연관시켜 보면 굳이 출발이 같을 필요가 없다. 매봉(정상)까지 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했다.
"키르기스스탄에는 봄이 되면 희한하게도 작은 꽃들이 숱하게 피어난다. 큰 꽃은 바보스러워 보이지만 작은 꽃에는 향기가 있고 아름다운 자태가 있다. 사람 사업을 하다 보니 우리 인재도 작은 꽃과 같았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