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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K] 코로나19 완치돼도 폐 손상 후유증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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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규규 20-02-20 19:15 3회 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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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돼도 폐 손상 때문에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한 제보자께서 취재진에게 팩트체크를 해달라고 요청한 내용입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인터넷과 SNS를 통해 반복적으로 나온 주장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폐 섬유화(폐가 굳는 현상)로 영구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주장과 섞여 퍼졌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다고 해도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이런 주장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일 겁니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숨진 환자의 폐조직을 검사해봤더니 치명적인 손상이 관찰됐다는 중국 연구자들의 논문이 알려지면서 우려가 더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코로나19가 완치돼도 폐 손상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일까요?
주장의 기원 추적해보니
그런데 해당 주장은 갑자기 어떻게 등장하게 된 걸까요? 그 기원을 추적해봤습니다.
대개 2월 초부터 일부 인터넷 카페와 SNS에서 해당 글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상당수 글이 한 방송사가 1월 말 보도한 내용을 링크로 공유하고 있었거든요. 중국 베이징의 수도의과 대학병원 연구팀이 1월 15일에 작성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보고서' 내용을 다룬 리포트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대부분의 환자는 양호했지만 소수의 환자에게서 사망까지 이르는 중증 폐렴 증상이 나타났고, 그런 경우 정상인의 폐 CT와 달리 환자의 폐가 하얗게 변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해당 보도는 "증상이 위중한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 만성병 환자, 비만한 사람이었다."면서 중국 정부가 제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우리 의료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로 보인다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공유된 상당수 글은 이런 식이었습니다.
공유된 보도 내용에는 `영구적인 장애'나 '완치 후 상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지만, 난데없이 `완치 후에도 영구적인 장애를 짊어지고 살아갈 수도 있다'는 내용으로 확대 재생산된 겁니다.
일단 주장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져 보입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유명 의학 저널 '란셋'에 지난달 숨진 코로나19 감염자의 폐조직이 심하게 손상됐다는 중국 연구자들의 또 다른 논문이 실리기도 했는데요.
"코로나19가 완치돼도 폐 손상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해야 한다."는 주장과 연관이 있을까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사실무근"
다수의 전문가들은 "해당 주장의 근거가 없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아직 명확하고 공신력 있는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극히 일부의 사례를 가지고 전체로 확대 해석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과다한 걱정에 불과하다.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들의 상태를 보면 대부분 후유증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면서 "특정 상황(중국의 사례)의 극소수 중증 사례를 전체로 일반화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의학적 측면에서 봐도 적절한 주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극히 일부 중증 환자들처럼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폐에 염증이 생겼다가도 대부분 회복된다."면서 "코로나19와 성격이 유사한 사스, 메르스의 경우에도 중증 폐렴 증상을 보인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국내에선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방심이 공포보다 더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쓸데없는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 섬유화 같은 증상이 있었다면 호흡곤란이 오기 때문에 퇴원을 할 수도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확진·퇴원 환자 중 `중증'은 얼마나 될까?
그럼, 폐 손상을 유발하는 중증 환자는 대충 어느 정도를 뜻하는 걸까요?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 자가 호흡이 아주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태를 뜻합니다.
오늘(20일) 오후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중증 상태로 볼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20일 14시 기준)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는 없다. 산소마스크 등을 통해서 산소치료를 받는 환자는 4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소마스크는 환자에게 산소만 공급해주는 것으로 기도를 통해 인공호흡장치를 넣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감염학회는 "많은 감염자들이 콧물, 인후통, 기침, 발열의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보였다가 폐렴으로 진행하지 않고 호전됐다."면서 "다만 호흡곤란을 느끼게 되면 폐렴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고 중증 폐렴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중증으로 이완되는 비율이 과거 메르스나 다른 코로나 질환에 비하면 높지 않다."고 분석했고,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 병원운영센터장은 "확진자들이 심각한 폐 후유증을 남기지 않았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특별한 치료가 없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달 된 코로나19…긴장의 끈은 `계속'
다만, 이제 두 달밖에 안 된 코로나19의 진면목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게 될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전염병은 과학으로 다뤄야 할 영역이죠. 과학은 생물처럼 진화하기 마련입니다. 관련 데이터가 더 많이 쌓이고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면 아직 파악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예외적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고령의 감염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각별히 주의할 필요는 있다."라고 여지를 둔 건 다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현재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검증은 당연히 지금까지 나온 가장 공신력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겠죠. 무리한 예측·예단은 금물입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경계한 것도 그런 부분이고요. 우리나라의 질 높은 의료 수준 덕분에 비관적인 가정을 한다고 해도 온라인에서 나돌고 있는 일부 주장들처럼 "코로나19가 완치돼도 폐 손상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결론] "코로나19가 완치돼도 폐 손상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해야 한다"
→ 사실 아님.
◆ 진실을 향한 더 깊은 시선 [팩트체크K 보러 가기]
◆ 똑똑한 팩트체크 이야기 [팩톡 보러 가기]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임주현 기자 (le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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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해당 주장은 갑자기 어떻게 등장하게 된 걸까요? 그 기원을 추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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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인터넷에서 공유된 상당수 글은 이런 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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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폐 손상을 유발하는 중증 환자는 대충 어느 정도를 뜻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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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0일) 오후 열린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중증 상태로 볼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현재(20일 14시 기준)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는 환자는 없다. 산소마스크 등을 통해서 산소치료를 받는 환자는 4명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소마스크는 환자에게 산소만 공급해주는 것으로 기도를 통해 인공호흡장치를 넣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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