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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달운 20-02-21 14:56 3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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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uropean Council meeting in Brussels

Germany's Chancellor Angela Merkel (R) and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shake hands during a trialteral meeting on the sidelines of a Special European Council meeting in Brussels, Belgium, 20 February 2020. EU heads of state or government gather for a special meeting to discuss the EU?s long-term budget for 2021-2027. EPA/LUDOVIC MARIN / 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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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경제산업부 차장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는 미국 혁신성장의 가장 빛나는 아이콘들이다. 남아메리카공화국 출신 머스크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실세인 페이팔 마피아 중 한 사람이며 전기 자동차회사 테슬라모터스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이며 아이언맨 2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현재 세계 1위의 부호인 동시에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사주이기도 하다. 이들은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항공 사업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크리스천 데이븐포트 기자는 ‘타이탄’이라는 책에서 머스크, 베이조스, 리처드 브랜슨, 폴 앨런 등의 우주항공 분야 사업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 격인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상반된 모습으로 그려진다. 지은이는 대담한 발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며 떠들썩하게 일을 진행하는 머스크와 느리고 꾸준하고 때로는 비밀스럽지만 집요하게 성과를 쟁취하고야 마는 베이조스를 이솝 우화 속 토끼와 거북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한 독설 공방전, 발사대를 둘러싼 소송 등 끊임없이 부딪쳤지만, 나사(미 항공우주국)를 정점으로 하는 지극히 관료주의적인 미국 우주항공 분야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데 결과적으로 힘을 합쳐 성과를 낸 셈이 됐다. 이들은 우주로 인류의 생활 공간을 넓혀야 한다는 꿈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머스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화성 이주 비전을 밝혔고 베이조스는 지구는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어놓고 달 등에서 살자고 주장한다. 사실 이 정도 되니까 이들은 기업인을 넘어서 인류 사회에 영감을 불어넣는 현인(賢人)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은 이들과 비슷한 시기에 스타트업을 차려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다. 운도 따랐겠지만 대기업 그룹 2·3세와 달리 이들은 자수성가했다는 사실만으로 칭찬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르상티망(원한·질시)의 주 대상이 됐는가 하면 각종 규제는 이들의 목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 GIO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대표는 타다 사업으로 인해 재판을 치르고 있다. 최근 1심에서 무죄 결정이 났지만, 검찰은 항소를 벼르고 있다. 그런데 일감(一感)으로 이들이 그렇게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지는 않다. 만일 이들이 해외에서 활동했다고 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GIO 고발의 법적 근거가 공정거래법상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 대기업집단 지정 항목인데 해외에는 이런 조항이 아예 없다. 검찰에서 타다에 대해 불법 콜택시 사업 혐의를 부과한 것에 대해 과연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넥슨이 굳이 일본 주식시장 상장을 고집하고 네이버가 원격 의료 사업 등 신사업을 해외에서 우선 시작하는 등 성공한 벤처 기업들이 해외로 뜰 궁리만 하는 것을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비전의 크기가 작다고 국내 기업인들을 탓하기 이전에 우리 사회가 어떤 연유로 남의 성공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꼬투리 잡지 못해 안달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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