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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성, 사실혼 여성 살해 뒤 극단적 선택 시도…병원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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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승 20-03-15 13:00 3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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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전남 나주에서 40대 남성이 사실혼 관계인 여성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14일 전남지방경찰청과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쯤 나주시 모 아파트에서 A(45)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친인척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 전 사실혼 관계인 B(52·여)씨를 목 졸라 숨지게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현관문은 잠겨 있었으며 B씨는 안방 침대 위에서 숨져 있었다.

B씨는 사망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상태로 추정됐다.

이들은 사실혼 관계로, B씨의 아파트에서 함께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인근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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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상을 당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날에 이어 1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이 순간만큼은 세상사 모든 풍파에서 자유로워지고 싶고, 어머니의 지나온 여정을 회상하며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며 모든 이들에게 간곡하게 마음으로만 위로를 바라는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이 지사의 어머니를 향한 애달프고 절절한 그리움의 글들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지사는 어머니를 ‘나의 하늘’이라고 말하며 자랑스러워 하곤 했다.

#어머니, 기억나세요? 경북 안동 산골짜기, 방 안의 물그릇조차 얼어 터지는 추운 소개집 부엌에서 우리 남매들 추울까봐 새벽마다 군불 때 주시던 그때를, 자식들 입에 거미줄 칠까봐 낮에는 남의 밭일로, 밤에는 막걸리와 음식을 파는 힘겨운 삶에 지쳐서 부엌 귀퉁이에서 우리들 몰래 눈물 훔치시던 모습을 저는 기억합니다. 행여 들키시면 매운 연기 때문인 척 하셨지만 아무리 둔하고 어려도 그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 성남으로 이사와서는 중학교 대신 출근하는 넷째아들이 가여워서 아침마다 한 손에는 도시락, 또 한 손에는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공장까지 바래다 주셨지요. 낮에는 집안 살림에 공중화장실을 지키는 고된 노동까지 하셨으면서도 어린 아들이 철야작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새벽까지 봉투를 접으시며 기다려주시던 그 안타까운 마음을 기억합니다.
제가 일말의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참혹한 환경 속에서도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고, 죽을 힘을 다해 한 발짝씩 나아가 마침내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의 그 따뜻한 격려와 깊은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저희 7남매를 키우시느라 평생을 바치시고 이제 연로하셔서 제대로 잘 걷지도 못하시는 어머니, 바로 얼마 전 어머님 83번째 생신잔치에 전부는 아니지만 아들 손자 며느리 다들 모인 자리에서 “바쁜데 그냥 전화 한통이면 되지 뭘 이리 번잡스럽게..” 하시면서도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 지으시던 어머니.
어떻게한들 어머니 마음 상처를 다 아물게는 못해드리겠지만 그래도 네째가 좀 더 노력하겠습니다. 은혜 만분의 일이라도 갚을수 있도록 부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만 주세요.
어머니,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듯 이 지사의 어머니를 향한 그칠줄 모르는 사모곡은 부창부수일까?

아내인 김혜경 여사의 글에도 아프지만 미소짓게 하는 글들이 그리움으로 성큼 다가온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직후 어머님은 내 손을 잡고 성남의 상대원시장으로 향하셨다. 아버님이 청소노동자로 일하며 자식들 먹이려고 썩기 직전의 과일을 주워오셨다던 그 시장, 젊은 시절의 어머님과 어린 시누이가 남자들이 드나들던 공용화장실 앞에서 화장실 이용료를 받으며 화장지를 팔던 바로 그 시장이다.
남편이 드리는 생활비를 아껴 남몰래 꼬박꼬박 모으셨던 어머님, 그런 귀한 돈으로 그 시장에서 제일 좋은 국자 세트를 사주시면서도 해준 게 없어 미안하다시던 어머님. 힘든 삶을 사셨으면서도 여전히 백옥처럼 뽀얗고 궂은 티 하나 없이 고운 피부를 가지신 어머님.
지독한 가난 속에서 힘겹게 키워낸 넷째 아들이 변호사로 성공하고 어느덧 번듯하게 며느리까지 맞았으니 상대원시장 골목골목을 누비며 상인들에게 며느리를 인사시키시는 마음이 남다르셨을 것이다.
그 마음을 알기에 손잡이가 떨어져나가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애틋한 마음으로 쓰고 있는 소중한 물건이다.

#어머님은 나를 앉혀놓고 이런저런 옛이야기 들려주는 걸 좋아하신다. 계모 밑에서 미움받고 자란 이야기,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고생한 이야기, 아이들 키우면서 어려웠던 이야기… 그런 어머님이 너무 가여워 이야기를 듣다가 서로 끌어안고 펑펑 운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설움에 잠겨 계신 어머님의 기분을 한 방에 바꾸는 마법 같은 문장이 있다.
“그런데도 어머님은 어쩌면 이렇게 아들을 훌륭하게 키우셨어요?” 이 한마디면 눈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당신 아들의 총명함과 배포와 잘생김 등 다채로운 주제로 두만강에서 나뭇잎 타고 내려올 법한 이야기들을 끝없이 이어가신다.
가끔 나도 며느리 앉혀놓고 이러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상상을 하다가 피식 웃은 적도 있다.



이 지사는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이 밤, 어쩌면 가장 길면서도 짧은 밤을 보내고 있는 지 모르겠다…

지난 13일 경기도는 “이 지사의 모친 구호명 여사가 오후 3시30분쯤 향년 88세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발인은 15일 오전 5시이며, 장지는 경북 봉화 선영이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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