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접종 40대男, 'XL 변이' 첫 감염…'4차접종' 효과 있을까

[신종변이에 백신 힘 못쓸수도…"올 여름 마스크 내릴 수 있을까"](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이 본격 시작된 28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에게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재조합 변이인 'XL' 변이 첫 확진자가 나왔다. 일단 방역당국은 XL변이가 유행상황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으로 보지만 아직 전파력, 중증도 관련 구체적 분석 자료가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첫 XL 변이 확진자는 3차 접종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차 접종 예방효과가 떨어진 가운데 방역당국은 고령층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백신이 재조합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재조합 변이 국내 상륙…4차 접종으로 방호벽 쌓나━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첫 XL 변이 감염자는 지난달 23일 전남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확진자는 지난 2월 3차 접종을 받았다. 기저질환은 없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국내 첫 XL 변이 확진 사례 관련, "접종을 완료했고 현재는 격리해제된 상태"라며 "격리 치료 중 특별한 이상 상황은 없었고 잘 회복되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XL 변이는 현재까지 계통이 확인된 17가지(XA~XS) 재조합 변이 중 하나다. 오미크론(BA.1)과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BA.2) 유전자가 재조합돼 생겨났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고 전날까지 영국에서만 총 66건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XL 변이가 국내 유행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 단장은 이 변이에 대해 "전파력은 오미크론보다 조금 증가했지만 위중도를 높이는 경향은 보이지 않는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 변이를)오미크론으로 분류하고 있어 특성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면역 회피 능력이 큰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재감염률도 1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변이가 면역을 회피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수준의 높은 유행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의료계 시각도 비슷하다.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수아 발룩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는 "델타 변이도 오미크론에 밀려나기 전까지 200개 이상의 하위 변이가 있었지만 소멸된 것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아직 XL 변이의 전파력이나 중증도가 구체적으로보고된 바는 없다.이 단장은 "(XL 변이 관련)전파력, 중증도 등 분석자료가 없어 계속 변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XL 변이처럼 변이가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기존 변이보다 위험성이 높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아직 국내에 유입되지 않은 재조합 변이 XE는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30~50%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보다도 전파력이 10%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방역 당국은 백신이 재조합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단장은 국내 첫 XL변이 확진자가 3차 접종을 마쳤다는 점 관련, "3차 접종 후 3~4개월이 경과하면 감염 예방 효과가 90%에서 50% 이하로 떨어진다"면서 "3차 접종 완료자가 감염됐다고 하는 것은 특이한 상황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접종 후 오미크론 하위 변이 예방이 가능하냐는 질문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면서 "접종 후 감염 예방효과에 있어서는 2주가 경과한 시점에는 올라가는 양상을 보여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지는데 변이에 따라 좀 더 빨라지는지 완만하게 감소하는지 양상의 차이는 있다"고 했다. 이날 방역당국이 고령층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하는 것도 이처럼 4차 접종이 재조합 변이에도 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단장은 "앞으로 논의가 있겠지만 백신접종으로 인한 효과와 편익이 있다면 (접종이)분명히 더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종변이' 경고등도…"여름, 마스크 내릴 수 있을까"━[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2일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마스크 착용 해제를 비롯한 거리두기의 전반적인 조정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022.04.12.하지만 이는 고령층 중심의 '핀셋 방역'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당국은 오는 6~7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할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전방위적으로 시행하던 방역 조치도 점차 완화할 예정이다.의료계에서는 재조합 변이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변이는 올해 상반기를 전후해 등장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평균 6개월 간격으로 새로운 변이가 도래한 '6개월 주기'에 근거한 추정이다. 완전히 새로운 변이는 과거 델타 변이처럼 전파력과 중증도가 같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기존 백신으로는 제대로 방어가 안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백신 접종률이 높고 단기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한국에서 새 변이가 나타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을 공격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한다"며 "2개월간 기록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접종률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변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섣불리 마스크를 내리는 등 지나친 방역 긴장 완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적으로 코로나19의 상존하는 위험이 확실히 없어질 때까지 마스크 벗는 것은 반대"라며 "고위험군 해당하는 분 당연히 마스크 착용해야 하고, 완치자도 새로운 변이가 돌지 어떨지 모르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