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 처참할 지경"…백악관, 소비자물가 급등 이례적 경고

백악관, 소비자물가 급등 이례적 경고러 침공·에너지價 급등 악재2월 CPI 7.9% 훌쩍 뛰어넘어3월 소비자 물가에 반영 될듯에너지부문 18% 급등 전망도美국채 10년물금리 3년來 최고3월이 물가상승 정점 전망도◆ 美 인플레 충격 ◆12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가 수준이 높게 나올수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또 다음달 3~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공개되는 마지막 CPI인 만큼 시장 예상대로 CPI가 8%를 웃돌 경우 5월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3월 CPI가 지난달보다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월 지표(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이후 원유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톰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3월 에너지 부문 CPI가 18%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월과 동일하게 전달 대비 0.5% 상승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CPI를 두고 "보기 흉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유가 급등, 중국의 봉쇄, 공급망 혼란 가중, 임금 인상 가속화, 구인난이 합쳐진 퍼펙트 스톰일 것"이라고 우려했다.시장 예상대로 미국의 3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를 웃돌면 연준의 5월 '빅스텝'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된다. 연준이 지난 6일 공개한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대다수는 고물가 상황을 들어 3월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을 이미 선호하고 있었다. 비록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변수로 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결정했으나, 8%를 웃도는 고물가 상황이 연출될 경우 연준이 5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망설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3월 FOMC 회의에서도 대다수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회 이상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특히 이날 연준 내부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말까지 최소 2회의 '빅스텝'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에둘러 밝히기도 했다. 그는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은 명백히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중립(2.25~2.5%) 수준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에번스 총재가 언급한 2.25~2.5%의 수준에 도달하려면 연준이 연말까지 최소 2회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 월가에서도 5월 '빅스텝'은 물론 연말까지 추가적인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5일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84%가 연준이 5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응답자의 57% 이상이 연말까지 2회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했다.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2회 이상 '빅스텝'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 중앙값이 6.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CNBC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뉴욕 연은이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고물가 추세에 따른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1.9% 상승해 2.774%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3월 CPI가 물가 상승세의 정점을 의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고 평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손턴 수석경제학자는 "유가 때문에 (3월 CPI가) 정점일 것으로 보이는 점은 좋은 뉴스"라고 CNBC에 전했다.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에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초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치솟았고 현재 배럴당 94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CNBC는 "경제학자들은 기저효과로 인해 이번달이나 다음달이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한편 미국에서 치솟는 물가를 감당할 수 없어 은퇴한 퇴직자들이 노동시장에 복귀하거나 고령 근로자가 은퇴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WSJ는 미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에서 5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지난해 10월 38.4%에서 3월 38.9%로 0.5%포인트 증가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6개월간 해당 연령대에서 48만명이 노동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추산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 6개월(18만명 유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고령층의 노동시장 복귀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