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도…원달러 환율 소폭 하락(종합)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4.14. photo@newsis.com[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금통위 기자간담회가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보합세를 보였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28.0원)보다 3.3원 내린 1224.7원에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1220원대를 지속한 것이지만, 전날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8.2원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원 내린 1223.1원에 개장했다.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에 지난 11일 18거래일 만에 1230원을 재돌파 했다가 3거래일 만에 다시 1230원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환율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상 첫 한은 총재 공석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소비자물가가 4%를 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금통위는 의결문에서"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통상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달러지수 역시 다시 100 아래로 내려오는 등 달러가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99.882로 전날(100.292)보다 0.41% 하락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에도 환율이 소폭 하락에 그치는 등 보합세를 보인 것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지만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의 발언이 비둘기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 직무대행은 이날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말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종전 1.75~2.0%에서 2.5% 이상으로 치솟은 것에 대해 "시장의 기대가 다소 높아진 것 같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기대가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어떤 좁은 범위에 모여있기보다는 다양해 졌다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금통위 의견도 그 전보다 조금 다양해 진것 같다. 물가를 보면 (기준금리를) 좀 더 높여야 하지 않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동시에 경기 하방 위험도 커졌기 때문에 생각이 다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채권시장에서는 주 직무대행의 발언이 상당히 비둘기적인 것으로 해석했다. 시장금리가 이미 올해 연방 2% 이상의 기준금리 수준을 선반영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통위 금리 추가 인상 횟수에 대한 과도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여야 하지만 보합세를 보였다"며 "통화정책방향문은 매파적이었으나 주상영 금통위 의장 직무대행의 발언이 비둘기적이라고 판단하면서 원화 강세가 제한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 연구원은 "특히 연말 기준금리 2.5%의 시장기대치에 대해 금통위에서도 의견이 다양해졌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금통위가 매파적 기조로 일관했는데 앞으로 이런 매파적 기조가 정점을 지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원화 강세 압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면서 환율 하락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