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단거리미사일 '섞어 쏘기' 시전… 한미일 동시 겨냥

바이든 귀국 직후 미사일 무력도발 재개'정찰위성 개발용' 주장 되풀이 가능성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이어 발사했다. 이들 미사일은 정상 궤적으로 쏘아 올릴 경우 각각 미국과 한국·일본을 타격할 수 있어 사실상 한미일 3국 모두를 노린 무력도발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와 6시37분·42분 등 3차례에 걸쳐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1발씩 쐈다.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쏜 첫 번째 미사일은 ICBM '화성-17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2~3번째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KN-23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첫 번째 미사일의 경우 비행거리 약 360㎞에 정점고도 540㎞를 기록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발사한 ICBM 추정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약 470㎞, 정점고도 780㎞로 탐지됐음을 고려할 때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 등을 조정해 비행거리와 고도 모두 줄였을 가능성이 점쳐진다.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두 번째로 쏜 미사일은 약 20㎞ 고도에서 소실된 것으로 판단했지만, 세 번째는 약 760㎞ 거리를 최고 마하6.6(시속 2.244㎞)의 속도로 날아간 것으로 분석했다. 세 번째 미사일의 정점고도는 약 60㎞로 탐지됐다.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 순방 일정(20~24일)을 마친지 불과 하루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기간 활동을 지켜본 뒤 미국으로 돌아가는 시점을 명확히 겨냥한 도발로 볼 수 있단 얘기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중 한미·미일정상회담과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회의 등을 통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지속 발신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선 연합훈련 확대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재개를 예고했다.이들 사안은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선행 조건과 대치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한미훈련과 미 전략자산 전개를 축소 또는 중단했던 상황이다.특히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모두 핵탄두 탑재를 목표로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것들이다.그러나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에 쏜 탄도미사일은 과거 제원과 크게 바뀐 게 없다"며 "개량형이라고 해도 단거리미사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도발을 하면서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북한이 이날 ICBM 발사를 재차 '정찰위성 개발 시험용'으로 위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이 이날 쏜 ICBM의 궤적이 북한이 지난 2월27일과 3월5일 발사한 ICBM 개발 시험용 미사일과 비슷하단 점에서다.당시 북한은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한미는 ICBM 시험으로 평가했다.다만 북한이 이달 들어 탄도미사일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단 점에서 이날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다시 침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무력시위를 알리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