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속삭이냐” 美총기난사 신고전화 끊은 911직원, 결국 해고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 페이튼 젠드런. /연합뉴스지난달 흑인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신고 전화를 받고도 잘 들리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전화를 끊은 911 상황실 직원이 해고됐다.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피터 앤더슨 이리 카운티 당국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해당 전화를 받았던 상황실 직원이 징계 청문회에서 해고됐다”고 밝혔다.당국은 해당 직원의 자세한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앤더슨 대변인은 이 직원이 8년간 이리 카운티에서 근무했으며, 지난달 16일 전화통화와 관련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유급 행정 휴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이번 조사는 지난달 지역매체인 버팔로 뉴스가 슈퍼마켓 사무 보조 매니저인 라티샤 로저스의 인터뷰를 보도한 이후 착수됐다. 로저스는 인터뷰에서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매장 안에 숨어 있다가 911에 신고 전화를 걸었다고 밝혔다.로저스는 범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속삭일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들은 911 상황실 직원이 “왜 속삭이는 거냐”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인이 아직 가게에 있다. 총을 쏘고 있다. 목숨을 잃게 될까 두렵다. 범인이 내 목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상황실 직원은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이리 카운티 행정 책임자인 마크 폴론카즈는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상황실 직원의 대응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통화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맷 칸토어 노조 커뮤니케이션 감독 대행은 성명을 통해 “공무원 협회는 당사자들이 준수해야 할 계약상 적법한 징계 절차에 따라 진행되도록 했다”고 밝혔다.이번 총기난사 사건은 지난달 14일 버펄로 동부 흑인 주거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10명이 숨졌고, 3명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총격범인 18세 백인 남성 페이튼 젠드런은 군복과 방탄복을 착용한 채 반자동소총을 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젠드런은 자신을 백인 우월론자라고 칭하면서, 범행 전 인터넷을 통해 선언문을 공개하기도 했다.경찰 당국은 젠드런이 다른 곳에서도 공격을 이어가려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을 확보했다고도 전했다. 젠드런은 증오범죄살인, 국내테러 등 25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