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伊 '우크라 EU가입' 힘싣기

키이우서 공동기자회견EU 가입 반대서 선회했지만전쟁 종식 놓고 입장차 여전돈바스 격전지 아조트 공장서마리우폴 항전 재현 가능성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루마니아 정상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른쪽부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 [EPA = 연합뉴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루마니아 정상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지지하기로 했다. 프랑스·독일·이탈리아·루마니아 등 4개국 정상은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EU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이들 정상의 지지 선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EU의 정식 회원국이 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획득은 역사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오는 26일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했다. EU 양대 축인 프랑스와 독일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숄츠 총리는 관련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회원국 가입 없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영토 문제에 대한 타협 등을 담은 '평화 로드맵'을 만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우크라이나의 EU 후보국 지위 획득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는 첫 관문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다만 우크라이나가 EU 후보국 지위를 얻더라도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사회제도·경제구조 등과 관련한 EU의 요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정식 회원국이 되는 데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날 유럽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종식과 관련한 견해 차는 여전하다. 영국과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영토 수복' 의지를 지지하지만 에너지 수급 차질 등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는 프랑스와 독일은 미온적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TF1방송 인터뷰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자가 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도주의적 쟁점, 수감자 보호, 식량 안보 등을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겠다"며 "나는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과 루마니아, 스웨덴 등 유럽 10개국 성인 81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보해서라도 가능한 한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여론조사업체 데이터프랙시스와 유고브가 지난 4월 말~5월 중순 온라인으로 실시했고, 유럽 싱크탱크인 유럽외교협회(ECFR)가 분석했다.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격전지인 세베로도네츠크의 최후 항전지로 떠오른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민간인 대피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CNN이 전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주지사는 "아조트 공장에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누군가가 밖으로 나간다면 죽을 확률이 99%"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