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수위 끌어올리는 美… 中은 “중국 인권 뚜렷한 성과”

美주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이틀 일정 열려… 한국 등 110개국 참여 中·러 겨냥 바이든 행정부 ‘내편 모으기’ 美 “대만 지키겠다” 의지 거듭 밝혀 미 하원, 신장 제품 수입금지 가결 中 “미국이 민주주의를 무기화” 비판 바이든, 우크라 병력배치는 배제 밝혀 文대통령, 밤늦게 화상 정상회의 참석 각국 정상과 한국 민주주의 성과 공유긴장 커지는 美·中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은 인권문 제 등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층 격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9일 밤 늦게 개막한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세계일보 자료사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역점 과제인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미국이 중국 및 러시아에 대한 견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미국의 거듭된 중국 내 인권 문제 제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중국의 인권 업무는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9일 밤늦게 화상으로 열린 정상회의에 참여해 한국 민주주의의 성과를 공유하고,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민주주의 정상회의는 한국 등 110개국이 참여했는데 중국·러시아는 초청국에서 배제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권위주의와 부패에 맞서고 인권을 촉진하는 등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한 대로, 대만과 인권 문제 등으로 미국과 충돌하는 중국과 이웃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위협하는 러시아 등을 겨냥한 회의라는 것이 정설이다.당장 8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타이완을 직접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정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분명히 하기 위해 억지력 등 모든 능력을 집중한다”고 말했다.설리번 보좌관은 “전 세계 많은 동맹과 파트너들이 중국에 대해 우려했지만 이제는 빈틈이 없다”면서 ‘쿼드’와 ‘오커스’를 그 근거로 들었다. 한·미, 미·일 동맹을 언급하며 “몇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상태”라고도 했다.의회도 힘을 실었다. 미 하원은 이날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만든 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방지법’을 찬성 428명 대 반대 1명으로 가결했다. 하원은 또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사건과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자신의 인권 책무를 지키지 않는다는 하원 입장을 표명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중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며 자국의 ‘전 과정 인민민주’와 인권 발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2021 남남인권포럼’에 보낸 축하 서한에서 “중국은 시대 조류에 부합하는 인권 발전의 길을 성공적으로 걷고 있다”고 밝혔다. “인권 실천의 방법은 다양하고, 세계 각국 국민은 자국의 상황에 적합한 인권 발전의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도 했다. 정상회의에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을 이끈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가 초청된 것에 대해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이 민주주의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그 때문에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회의 참석이 임기 말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회의 참석 자체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에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선도국가인 우리나라가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중국이나 러시아도 기본적으로 이를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미국은 중국 외에 러시아의 동태도 신경 써야 할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푸틴이 메시지를 이해했다고 전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배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테이블 위에 없다”고 답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방어 병력을 투입하기보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의 움직임을 우선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