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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에 담긴 진솔한 인간 관계···너와 나의 뒷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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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서솔 22-08-28 14:47 0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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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수 작가 개인전 ‘편집 없는 대화’, 갤러리 마리



이이수 작가의 개인전 ‘편집 없는 대화’가 갤러리 마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이 작가의 ‘배웅’(캔버스에 아크릴, 116.8×91㎝, 2022). 갤러리마리 제공치열한 무한경쟁 속에 ‘각자도생’ ‘승자독식’이 강요되는 사회다. 배려와 나눔·연대의 자리에 혐오와 차별·배제가 들어찬다. 모두가 점점 메말라가는 인간 관계를 안타까워하며 외로워한다. 하지만 너나 없이 여전히 ‘피로사회’의 쳇바퀴를 돌리고, 현실은 더 팍팍해진다.작가 이이수는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그 누군가”의 의미를 작품으로 묻는다. 인간 관계의 성찰을 권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그 누군가와의 추억에 잠길 수도 있다. 그의 존재에 새삼 고마움을 느끼거나, 누군가와의 만남을 절실하게 고대할 수도 있다.이 작가의 작품전 ‘편집없는 대화’가 갤러리 마리(서울 경희궁1길)에서 열리고 있다. 회화, 드로잉 30여 점으로 구성됐다. 작가의 바람대로 알음알음 전시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작품과의 교감, 과거 반려견을 소재로 한 전시로 주목을 끈데다, 수녀 출신의 작가라는 이력도 관람객 발길을 이끈다.



이이수 작가의 ‘그 해 여름 철봉이네’(왼쪽)와 ‘기억 속의 풍경’. 갤러리마리 제공그의 작품 마다에는 인물, 강아지가 함께 등장한다. 자코메티의 조각처럼 군더더기 하나 없이 극히 단순간결하다. 특이한 것은 인물들 모두가 뒷모습이다. 저명한 프랑스 사진가 에두아르 부바는 인물 뒷모습을 담은 사진집 <뒷모습>을 펴낸 바있다. 이 사진집에서 작가 미셸 투르니에는 “등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뒤쪽이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도꾸미거나 연출할 수 없는 뒷모습을 통해 “편집 없는 대화를 나누는 그러한 사람들의 만남,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관계”를 드러내고자 했다.자세히 보면 인물들은 어깨에 손을 얹는 등 어떻게든 서로 연결돼 있다. 공감과 유대같은 진득한 관계의 표현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제 개인적 경험의 시각화이지만 관람객 저마다의 경험과 이야기, 감정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고 말한다. 강아지들과도 마찬가지다. 다른 어떤 도상도 없이 주인공들만 있는 단순한 화면은 집중도를 높여 보이지 않는 화면 너머를 사유하게 한다. 한때 색채 추상 작업에 몰두했던 작가의 감각이 담긴 색감 효과도 크다. 작가는 “최대한 단순하고, 비우고, 내려놓음으로써 가능한 어설픔”으로 작업한다.



이이수 작가의‘편집 없는 대화’ 전의 전시장 일부(왼쪽)와 작품 ‘또복이’. 갤러리마리 제공비우고 내려놓겠다는 의지는 정신적 고양을 추구하는 수도자적 삶의 태도와 이어진다. 사실 이 작가는 20대의 뜨거운 청춘 6년을 “영원에 대한 갈망”과 “소외된 이들의 동반자”로 수도 생활에 바치기도 했다. 수녀원을 나와 온갖 다양한 경험을 하고 30대에 들어 이탈리아 로마국립미술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작가는 “누구나처럼 방황의 시절이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데…, 어떤 ‘사고’를 치고 수도생활을 마감한 게 아니어서 지금도 선후배 수도자들을 잘 만난다”며 웃었다.“작품들이 보는 이에게 새로운 생명력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도록 하는 게 작가의 존재 이유”라는 이 작가는 본명 박현주로 반려견 드로잉을 실은 에세이집 <나무는 흔들릴 때마다 자란다>(2020년)를 펴내기도 했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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