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방어 19조엔 중 하루만에 3조엔 썼다... 日, 실탄 부족 우려

26일 일본 도쿄 시내의 환율 전광판 앞에 행인들이 서 있다. 지난 22일 일본 중앙은행이 엔저를 저지하기 위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달러당 140엔대까지 회복했던 엔화 가치는 이날 144엔대로 후퇴했다./연합뉴스일본 정부가 24년 만에 환율 개입한 지난 22일 하루 동안에만 3조엔(약 30조원)의 외환보유고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개입으로 하루 쓴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 22일 일본은 1달러에 145엔으로 치솟은 환율을 막으려고, 외환 개입했고 140~142엔까지 떨어뜨리는데 성공했지만,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환율은 1달러에 144엔까지 오르고 있다. 일본 언론들이 벌써부터 일본 외환보유고의 한계를 걱정하기 시작하고 있다.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외환 시장 참가자들이 당시 일본은행의 개입 규모를 추계한 결과, 3조엔에 달하는 규모였다고 보도했다. 환율 개입은 2거래일(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뒤에 결제되기 때문에 22일 환율 개입 결과는 27일에 반영된다. 일본은행이 26일 발표한 ‘27일 당좌예금 잔액 전망’에서 당좌예금 감소는 3조6000억엔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 개입이 없을 때는 통상 0~7000억엔의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차액인 2조9000억엔~3조6000억엔이 환율 개입에 투입된 금액으로 추산된다. 과거에 엔 매수 개입의 최고액은 1998년 4월 10일의 2조6201억엔이었다. 일본 재무성은 외환 투입액을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다.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개입은 매우 적절했다”며 “(환율 개입으로) 단숨에 5엔 정도 엔화 가치가 올랐다. 지금도 143엔 정도로 움직이고 있어 효과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닛케이는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1조2920억달러(약 180조엔)이며, 이 가운데 해외 중앙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둔 예금 1361억달러(약 19조엔)이 외환 개입에 곧바로 쓸 수 있는 돈”이라며 “일본 외환보유고의 자금적 한계가 드러나면, 현재 일본의 금융정책과 통화정책 간 엇박자를 찌르는 (해외 투기 세력의) 공격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기준금리를 -0.1%로 두는, 제로 금리정책을 지속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엔화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엔저를 부추키는 금융정책이다. 반면 환율 개입으로, 돈을 쓰면서 엔저를 막는 통화정책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구로다 총재는 이에 대해 “모순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