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거리로 나온 장애인 단체…전장연, 21일부터 출근길 시위 재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 앞 2개 차로가 시민들로 가득 찼다.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 단체가 주최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참가자들이다. 이들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실현하라!” 등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고서 거리로 나섰다. 주최 측 추산 1500명(경찰 추산 1300명)이 집결했다.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 도로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양수민 기자이날은 장애인 단체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에 장애인 지원 관련 국정과제 채택을 촉구하며 답변을 요구한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렇다 할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권달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는 21년 동안 목 놓아 외쳤다.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지 말라고, 장애인은 지역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그런데 오늘까지였던 인수위원회의 답변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21일부터 그동안 중단했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할 예정이다. ━전장연, 내일부터 지하철 시위 재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3호선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기 위해 열린 지하철 시위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위해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9일 전장연은 인수위 측과 만나 출근길 시위를 멈추겠다며 대신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 보장에 대해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시한은 장애인의 날인 이날(4월 20일)까지였다. 인수위는 답변 시한 하루 전인 19일 브리핑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 강화를 위해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상버스 의무 교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 ▶장애인이 주어진 액수 안에서 직접 원하는 복지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 예산제’ 도입 검토 등의 방안이 언급됐다.그러나 당초 요구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는 게 전장연 주장이다. 인수위는 “‘개인 예산제’ 및 이동권과 관련한 부분이 전장연의 요구를 어느 정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장연은 개인예산제 도입에 앞서 장애인 권리 맞춤형 예산을 확보하고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장애인도 사람답게 사는 세상 원해”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 도로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에 참석한 주정수씨의 모습. 양수민 기자이날 집회는 전장연을 포함해 163개 장애인 단체로 이뤄진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 주최로 열렸다. 집회에선 “장애인의 날이지만, 사회 곳곳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아직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달주 전장연 상임대표는 “장애인과 장애인을 갈라치기하고, 장애인을 혐오세력으로 몰아가는 공당의 대표가 집권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원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회장은 “20년 동안의 투쟁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지금도 대한민국에서는 장애인들이 차별받고, 억압받고, 죽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확보해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소아마비로 인한 지체장애를 가진 주정수 동서울장애인자립센터 소장(70)은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배제와 거부가 아직 만연하다”며 “사람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장애를 갖게 되는데, 새 정부에서 멀리 보고 장애인 권리를 더 폭넓게 보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왼쪽 마비 장애를 가진 우희경(62)씨는 “지금 정부나 새로 들어올 정부 모두 장애인 권리와 권익을 보장하는 예산에 대해 무관심한 것 같다”며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장애인 관련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 도로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양수민 기자전장연 등 420공투단은 이날 오후 3시 시작한 본 대회를 마치고 장애인권리·민생4법(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 제·개정을 촉구하는 행진을 가졌다. 행진이 끝난 오후 9시부터는 3호선 경복궁역에서 밤샘 심야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장연 회원 약 200여명은 2호선 시청역, 경복궁역에서 ‘노숙 취침 농성’을 벌인 뒤 21일 오전부터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