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금통위 "만장일치 기준금리 인상"… 한은 하반기에 빅스텝 밟나

한은 금통위 의사록 공개"물가상승지속, 통화정책 선제대응"'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75%p 높이는 자이언트스텝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0.5%p 높이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파이터'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올 하반기 빅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 결국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폭과 국내 물가상승세를 감안, 올 하반기 남은 네번의 금통위원회에서 빅스텝을 최소 1회 이상 단행할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현재도 완화적 통화수준…금리 인상해야"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물가상방 압력에 따른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주시했다. 일부 금통위원은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평가함에 있어 최근에는 이례적 공급충격에 따른 물가오름세 확대가 실질 기준금리를 크게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완화적으로 평가된다"며 "우리 경제가 중장기 균형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중립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높아질 필요도 있다"고 첨언했다. 이에 금리인상 여력은 더 높아진 상황으로 평가된다.이날 금통위에서도 한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날 일부 위원은 "지난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금리인상 기대가 강화되면서 경제주체들의 행태가 정책 의도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가고 있다"며 "향후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현재의 경기국면에 부합하는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했다.■"빅스텝 가능성 배제하지 않아"실제 한국은행은 빅스텝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찬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5, 7, 8월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후 지난 5월 26일 열린 금통위에서도 빅스텝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물가와 성장 등 여러 경제지표가 굉장히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려해야 된다"며 "원론적으로는 빅스텝뿐만 아니라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까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했다.즉 물가상황에 따라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 같은 지난달 금통위에서의 빅스텝에 대한 언급은 보다 신중하게 표현됐다는 전언이다. 금통위원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한은이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원론적'이라고 발언하는 정도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빅스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열린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 설명회에서도 비슷한 언급이 이어졌다. 이날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빅스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재는 0.25%p씩 인상하는 게 아직은 적절하다고 본다"며 "다만 빅스텝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