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석탄발전의 비애…삼척블루파워, 또 떨어진 채권 몸값

ESG 시대에 석탄발전에 대한 까칠한 시선신평사 3사 모두 하향…자금조달 입지 축소고금리 채권 넘쳐나는 시장…"자금조달 더 악화"차환 리스크 확대[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모두 삼척블루파워의 장기신용등급을 A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석탄발전사의 채권 몸값이 떨어지면서 자금조달 입지가 더 좁아지는 추세다.



(사진=이미지투데이)2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척블루파워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전망은 기존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조정했다. 삼척블루파워의 신용등급은 그동안 신평사 3사 간에 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태였으나 이번 조정으로 확실히 A급으로 내려서게 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14일에, 한국신용평가는 이미 지난해 말에 삼척블루파워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내렸다.신평사들은 석탄발전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돼 재무 리스크가 확대되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삼척블루파워는 최근 6년 동안 영업적자를 내온 상황인데다 향후 전망도 녹록치 않다. 이번 정부에서도 화석연료 발전 비중 축소를 추진하는 등, 불리한 정책환경이 유지될 전망이다. 정책 규제에 따르는 설비 가동제약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사업과 재무 불확실성에 더해 자본시장 반응도 점차 냉담해지고 있다. 삼척블루파워는 민자 석탄발전 프로젝트 중 유일하게 회사채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금융사들의 투자 결정에 ESG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석탄발전사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는 싸늘한 양상이다. 지난 4월에 발행한 삼척블루파워 공모채 3년물은 1800억원 물량이 전량 미매각됐다. 미매각 물량은 총액인수 약정을 걸었던 주관사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물량을 나눠 가져갔다.현승희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의 석탄금융 중단 선언으로 자본시장을 통한 석탄발전사의 신규 조달여력이 축소된 상태”라며 “최근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단기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회사채 차환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위험이 더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금 시장 환경에서는 A급 중에서도 5%대 이율 그 이상을 얹어줄 곳이 넘쳐난다”며 “고금리 채권이 넘쳐나는데 굳이 석탄발전사 쪽을 고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자금조달 상황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