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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씨가 입주한 청년임대주택 152세대(공공 24세대, 민간임대 128세대) 가운데 24세대의 보증금 23억9000만원에 대해 지난 7월24일 금융권이 가압류했다. 민간임대 사업자가 공사 대금 등 채무를 갚지 못한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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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SH가 사당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년안심주택의 조감도. 사진 서울시 홈페이지 캡쳐


임차인들은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무자격 임대인에게 사업권을 주고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제가 된 사업자가 임대 사업 중인 다른 건물에 한국저축은행지점 서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서울시나 SH가 사업자를 선정할 때 한 번이라도 검토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청년안심주택에 문제가 불거진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146가구가 입주한 잠실 센트럴파크는 사업자가 시공사에 공사 대금을 못 줘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강제 경매 개시 결정을 받았다. 종잣돈 모으기 이들 대부분 임대 사업자가 자격이 안 돼 세입자 보증금에 대한 임대보증보험에도 가입 안 된 상황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서울시가 벌인 다른 공공주택에서도 보증금 피해가 발생했다. 김유진(가명·27)씨는 2024년 인천저축은행 4월 서울 성북구의 사회주택에 보증금 3200만원에 입주한 뒤 1년 뒤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계약을 만료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회주택에서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본 사람은 김씨를 포함 이미 5명이다.
이곳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으로, 공공에서 토지를 민간에 장기간 저렴하게 캐피탈신용대출이자 빌려준 뒤 민간사업자가 건물을 지어 주변 시세의 약 80%가격에 임대하는 유형이다. 시는 서울 전역에 14개(186개 가구)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을 운영하고 있고, 6월 중순 기준 보증금은 130억에 달한다. 이같은 사회주택 역시 민간임대 청년안심주택처럼 무자격 임대사업자가 많아 대부분 보증보험에 가입 안 된 상태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김씨가 거주 중인 건물의 사업시행자가 입주민들에게 제공한 보증금 지급 계획서. 김씨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사실상 망상 수준에 가깝다"고 했다. 사진 독자








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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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뒤늦게 임차인 보호대책…보증금 대신 반환해주고 경매로 회수
공공주택에서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확산하자 서울시는 뒤늦게 20일 청년안심주택 임차인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시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대인을 대신해 보증금을 돌려주고, 경매를 통해 금액을 회수하는 내용이 골자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큰 후순위 임차인은 SH 등이 피해 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로 전환하기로도 했다.

이외에 신규 임대사업자의 경우 다음 달 말까지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나 융자금 지원 등 받은 혜택도 환수하기로 했다. 부실 사업자가 안심주택 사업에 진입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청년안심주택이란 만 19~39세 청년과 신혼부부·대학생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6년 도입한 주택 공급 정책을 말한다. 청년안심주택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정 등을 이유로 민간에 맡기는 사업 구조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공공주택에서의 사고는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라는 공공의 목표와 이익 추구라는 민간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서울시는 자신들이 공급하는 것처럼 생색만 내고 있는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역시 “구조적으로 공공이 관리 주체가 되지 않는 한 이런 상황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민간이 짓되 공공이 전체를 임대하고 사업 소득을 나누는 등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창용 기자 kim.chang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