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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025년 8월6일 김씨를 불러 주가조작 등 5가지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김씨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23분부터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 12층에서 조사를 받았다. 특검이 이날 김씨를 상대로 주로 조사한 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수수 및 공천개입 의혹 은행 파업 △건진법사 청탁 의혹 △명품 목걸이 재산신고 누락 의혹 △대통령 선거 경선 허위사실 공표 의혹이었다. 특검팀은 오전 조사에서 김씨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씨에게 주가조작 과정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를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권 국민연금 대출 오수 전 회장 등이 참여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91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한 시세조종으로, 2천원대 후반에 머물던 주가를 8천원대까지 끌어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024년 10월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지만, 서울고검의 재수사 단계에서 김씨가 미래에셋 증권사 직원에게 “계좌 관리자(블랙펄인베스트) 쪽에 40%의 sbi저축은행 한지우 수익을 주기로 했다”고 약속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 사건의 핵심 의혹은 이른바 ‘7초 매매’다. 주가조작 ‘주포’가 투자자문사에 “(도이치 주식 8만주를 3300원에)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7초 뒤 김씨 명의 계좌에서 정확히 일치하는 주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우연의 일치’라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연체 개통특검팀의 조사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으로 이어졌다. 특검팀은 윤석열 부부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명씨로부터 대선 여론조사 81회(비공표 23회, 공표 58회)를 무상제공 받았으며 이를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로 공천하는 데 개입했는지 김씨를 상대로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김씨는 20 대한주택공사임대아파트모집공고 22년 5월9일 명씨에게 전화해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당선인이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으라’고 했어요”라고 한 육성이 공개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김씨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통일교 쪽 금품을 전달받았다는 의혹도 조사했다. ‘김건희 청탁용’인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을 전달한 윤아무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전씨가 나눈 문자메시지에는 통일교 현안들을 두고 “김 여사에게 전달드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조사에서 ‘전씨로부터 금품과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또 2022년 6월 국외 순방 당시 착용한 목걸이는 홍콩에서 반클리프아펠 모조품을 구매해 어머니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했다가 순방 당시 빌린 것이라고 진술했다. 전씨와 연락했던 ‘건희2’ 전화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수행원인 정아무개 전 행정관의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날 김씨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 또는 추가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