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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는 경찰견입니다. 사람을 물거나 해치지 않습니다!”
9일 오후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뒤편 초사동 황산 자락.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교관 김태훈(33) 경장이 금색 종을 흔들며 진돗개 구조 훈련을 시작했다. 갑자기 큰 개가 나타나면 놀랄 수 있어 ‘경찰견’임을 수차례 외친 뒤 수색 작업을 시작하는 게 순서다. 김 경장 지시에 진돗개가 주저 없이 산자락을 향해 내달렸다. 수풀과 바위 더미를 헤쳐 1분 만에 숨어 있던 신종필(56) 진돗개팀장을 찾아냈다. 임무에 성공한 진돗개에게 김 경장이 ‘굿 보이!오리지날 양귀비
’라고 외치며 간식을 건넸다.
이날 오후 경찰견센터에서 생후 9개월 된 진돗개 ‘임회’와 ‘상만’(모두 수컷)의 경찰견 훈련 ‘중간 보고회’가 열렸다.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에서 작년 10월 태어난 임회와 상만이는 같은 해 11월 센터에 입소했다. 경찰견은 독일산 셰퍼드, 래브라도 리트리버, 보더콜리 등 외래종(種)이 대부분인데 토바다이야기오리지널
종견이 도전장을 낸 것이다. 최근엔 사람의 냄새를 맡아 강력 사건에서 용의자나 사체를 찾는 ‘체취 증거견’으로 거듭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본지는 훈련 반년 차에 접어든 진돗개 두 마리를 직접 만났다.



지난 9일 오후 경찰견센터에서 생후 9개월 된 진돗개 ‘임회’와 ‘바다이야기동영상
상만’의 경찰견 훈련 중간 보고회가 열렸다. '임회'와 '상만'은 2024년 11월에 입소해 공포심 극복 훈련, 통지 훈련 등 경찰견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경찰견 훈련센터





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세계 최초대한종합상사 주식
로 진돗개 경찰견에 도전하는 경찰견들이 수색 훈련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진돗개는 충성심이 많아 주인 외에 다른 사람들과 관계 형성이 쉽지 않지요. 그런데 얘들은 정말 사람들을 잘 따릅니다.” 경찰견센터 소속 김민철 경위가 회의실에 모인 수의사·수의학 박사·구조견 훈련관 등 ‘개 전문가’ 20ELW매매기법
여 명에게 훈련 경과를 발표했다. 임회와 상만이가 꼬리를 흔들며 회의실에 등장했다. 평생 첫 주인만 쳐다보고 충성을 바친다는 진돗개. 그런데 둘은 먼저 사람에게 다가가 몸을 부비거나 혀로 핥았다. 수의사들이 “이렇게 사회성이 높은 진돗개는 처음 본다”고 했다.
얼마 뒤 임회는 바닥에 엎드려 배를 드러낸 채 느긋하게 누웠고, 상만이도 뒤따라 털썩 드러누웠다. 경계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참석자가 ‘앉아’ ‘기다려’라고 말하자 익숙한 듯 즉각 반응했다. 이어 ‘짖어’라는 말에 상만이 가볍게 짖자, 전문가들은 박수를 쳤다. 이동빈 경상국립대 수의학과 교수는 “모르는 사람에게는 경계가 심한 진돗개들은 건드리면 놀라거나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둘은 예외”라며 “친화성은 검증된 것 같다”고 했다.



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진돗개 경찰견 활용연구 세미나를 개최했다. 상만(왼쪽)과 임회(오른쪽)의 모습./박성원 기자





9일 오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관계자들이 진돗개 경찰견 활용연구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경찰견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건 1973년. 이 센터에서 예비 경찰견들은 매일 훈련을 받는다. 16주 과정을 수료하고, 두 차례 시험을 통과한 경찰견들만 일선 특공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러나 50년간 진돗개가 경찰견이 된 적은 없었다. 2010년 미국 LA경찰국은 전남대 ‘진돗개 세계 명견화 사업단’ 후원으로 전남 진도를 방문해 ‘대한’(백구·암컷)이와 ‘민국’(황구·수컷)이를 데려갔다. 이들은 미국식 훈련을 받았지만 경찰견이 되는 데는 실패했다. 주인 외에 다른 사람들과 관계 형성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낯선 환경에서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도 문제였다. 국내 소방·군·민간 구조 단체들도 진돗개 훈련에 나섰지만 실패 사례가 반복됐다.
그런데 임회·상만이가 여러 사람에게 유독 친밀감을 보이자 경찰견을 훈련하고 관리하는 경찰 공무원인 ‘핸들러’들은 “이번엔 뭔가 다르다”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찰견 센터는 이들의 ‘사회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집중 훈련하고 있다. 한적한 골목에서 시작해 지하 주차장·편의점 등을 돌면서 시끄러운 음악도 튼다. 낯선 주민들과 간식을 받아 먹고 교감하는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김민철 경위는 “이전에 진돗개를 훈련한다는 기관 중 어느 곳도 꾸준하게 진돗개를 훈련한 적이 없다. 효과가 빨리 안 나온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된 것”이라며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훈련을 통해 ‘오답 노트’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군견·경찰견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전자 코(인공 후각 추적 기술)’, 로봇견 등이 이들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진돗개 경찰견화’는 계속 시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활동 중인 국내 경찰견 200여 마리는 모두 외국산이다. 1마리당 도입·훈련 비용으로 평균 1500만원 이상이 든다. 진돗개는 한 마리당 50만원 선이다. 김태훈 교관은 “예산 절감은 물론, 국가적 자부심과 혈통 보존의 의미도 있다”며 “경찰견의 표본이라는 셰퍼드도 교배·세대 누적을 통해 완성됐다. 끝까지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훈련을 진행 중인 임회와 상만이의 모습./경찰견훈련센터





경찰견에 도전하는 진돗개./경찰견 훈련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