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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남도소리는 판소리도 하고 창극도 하지만, 경서도 소리는 (단원으로) 남자를 뽑는 곳이 없습니다. 특히나 경서도소리를 하는 남자 소리꾼들의 애환은 생계가 보장 안되다 보니 소리꾼 길을 가는게 너무 힘들다는 것입니다."
36년 간 경서도소리꾼으로 한 길만 걸어온 고금성 명창은 16일 뉴시스와 만나 "전통 소리꾼으로서 계속 (맥을) 이어가는 주자가 되고 있다는 자긍심이 있다"면서도 이같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경서야마토5
도소리의 경우 워낙 소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려운 길이었다"며 "처음엔 멋모르고 하다가, 중도하차하는 후배들이 많다. 그래서 끝까지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실제 힘든 과정들이 많았다"고 지난 세월을 돌이켜봤다.
이어 "경서도 소리꾼들이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악 관련) 기관에서 남자 소리꾼이라도 단원으로 뽑아주고, 직업적으로 월네오피델리티 주식
급을 주는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금성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 전수자다. 2007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민요 부문 장원, 2011년 KBS국악대상 민요 부문 수상 등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오는 20일에는 국립극장의 여름 대표 국릴게임정글북
악 축제 '2025 여우락 페스티벌' 공연에서 남성 경기민요 그룹 '고만고만'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한 때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경기민요의 세계에서 틈을 비집고 남자 소리꾼으로 살아가는, 그리고 끝내 소리를 지켜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낸다.



[서울=뉴시스코스피지수전망
] 박진희 기자 = 소리꾼 고금성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7.18. pak7130@newsis.com


고금성은 "이번 '여우락 페스티벌' 공연 제목이 '남자라는 이유'라고 한 것은 (경서도 소리를) 지키고 명맥을 이어나가기가 힘들다는 점을 반영오락실황금성
한 것것"이라고 말했다.
1975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국악을 접하면서 관심이 생겼고, 소리를 배우러 다녔다. 중학교 2학년 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음악 선생님의 도움이 컸다. 그러다 중 3때 학교장의 추천으로 서울에 있는 국악예술고등학교(현 국립전통예술고)로 진학했다.
이후 경기민요 예능보유자 안비취 명창(1926-1997)과 전숙희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고, 김혜란 명창에게 소리와 굿을, 최창남 선생(1935-2022)에게는 경서도 민요를 배웠다.
고금성은 "(여우락 페스티벌) 공연에선 집안 이야기도 나온다. 장손 집안에서 소리를 한다고 하니깐, 부모님이 싫어하셨지만 중학교 음악 선생님이 설득했다. 소리하는 데 가서 계속 배웠다"며 "많이 혼이 났지만 부모님이 졌다"고 떠올렸다.
이어 "부모님이 탐탁지 않아하셨던 분야이고 홀로 하다보니 외로웠다"며 "여기까지 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선은 생활이 안되니까 포기하려고 한 적이 많았고 다른 것을 할까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리꾼 고금성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5.07.18. pak7130@newsis.com


그러면서 "소리꾼이라면 누구나 '이걸 관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번씩은 고민했을 것"이라며 "저는 이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었을 때 방송 리포터를 했고, 트로트 가수가 될 뻔 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트로트 앨범도 여러 차례 냈지만, 결국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소리꾼'이란다.
고금성은 "스물 몇 살 때 트로트 앨범을 내보자는 제의가 들어와서 하려고 했다가 군대를 가서 못했다"며 "30대 초반엔 '6시 내고향' 리포터도 하는 등 방송 쪽에서 뭔가 하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한 5년 전부터 트로트 앨범을 몇 장씩 내고 있지만, 그건 취미다. 트로트를 하면 민요를 모르는 분들도 많이 알게 된다"며 "전통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그 매력을 잊지 못한다. 그 깊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시스]20일 오후3시 국립극장에서 '여우락 페스티벌'의 '남자라는 이유로' 공연이 펼쳐진다. 사진은 공연에 출연하는 고금성 명창과 경기민요 그룹 '고만고만' (제공=국립극장)


그러면서 "전통 음원 (녹음·제작) 작업을 앞으로 많이 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고금성은 "소리가 최고 절정에 올랐을 때가 40~50대 사이다. 그 때 제일 맑은 소리,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한다. 50대에 접어들면 맛은 더 익을 수 있지만, 조금씩 음도 내려간다. 60대에는 걸걸하고 전보다 깨끗하지 못하다"라며 "지금 50세이니까 예쁘고 깨끗한 음을 작업해 놓을 수 있는 건 5년 안에 해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름은 안 알려졌어도 후대에 '그런 소리꾼이 있었구나'하고 자취를 남길 수 있는 소리꾼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건 꿈이다"라며 "옛날 선생님들이 죽을 때까지 배우다가 죽어도 그 예술의 100%를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항상 소리꾼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덧붙였다.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는 자신만의 '콘서트 개최'를 꼽았다.
그는 "제가 어렸을 때 경기, 서도, 남도소리꾼들 다 모여서 엄청 큰 공연이 열렸는데, 지금은 없어졌다"며 "목소리가 잘 나올 때 정말 크게 한번 공연을 하고 싶다. 36년간 (경서도) 소리를 했는데, 40주년이 되면 집이라도 팔아서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일 '여우락 페스티벌' 공연에서 고금성은 '앞산타령', '자진산타령'을, 고만고만은 '청춘가', '태평가' 등을 부르며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소리의 온기를 전한다. 공연 마무리는 '뱃노래'와 '자진뱃노래'로 '남자 민요'의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펼쳐보일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