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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해외에서 몰래 들여와 액상담배와 섞어 일종의 신종 마약을 제조한 뒤 서울 강남 일대 유흥업소 등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밀수입한 전문의약품을 액상담배에 혼합해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제조·판매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10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제조·유통책 2명은 구속됐고, 해외로 달아난 외국 국적 총책 2명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해 9월 홍콩에서 전문의약품 '에토미데이트' '프로폭세이트'를 밀수입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최근 오·남현대에이치씨엔 주식
용 사례가 늘어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마약류 지정을 입법 예고했고 프로폭세이트는 국내 사용이 허가되지 않은 전문의약품이다. 둘은 주로 해외에서 마취 용도로 쓰이는데, 최근 홍콩에서 '우주 오일'로 불리며 급속도로 확산해 홍콩 정부가 마약과 같은 등급으로 규제하고 있다.
일당은 두 전문의약품과 시중에 판매되는 액상담배를 7대3 비율로 섞코오롱머티리얼 주식
어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만들었다. 액상담배의 강한 향으로 전문의약품 냄새가 희석돼 일반 액상 전자담배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제조한 카트리지 987개 중 174개는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판매했는데, 손님으로 방문해 종사자들과 술을 마시면서 샘플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매를 유도했다. "다이어트에 담배관련주
효과가 있는 약물"이라고 효능을 강조하고, "불법이 아니며 검출되지 않는다"고 홍보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밀수입 및 제조·유통 전 과정을 주도하는 총책 역할을 한 외국 국적 부부 A, B씨는 유통책 중 한 명에게 카트리지 300개를 여행용 가방에 숨겨 지난해 10월 태국으로 출국하라고 시켜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주식투자자문
구매 수량에 따라 가격을 차등 책정하고, 흡연 기호에 맞춰 다양한 향의 액상담배를 제작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경찰은 지난해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가 케타민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입수해 수사하던 중 유통 상선(마약을 대주는 윗선)을 추적하다 유통책 C씨 자택에서 마약류로 추정되는 액체를 대량 발견했다. 이후 관련 공범을 특정해 차엔스톡
례로 잡았고 전자담배 카트리지 987개 중 513개와 에토미데이트·프로폭세이트 원액 1,500mL, 액상담배 432㎖L, 현금 2억4,800만 원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료 목적 외 전문의약품을 오·남용하면 마약류 못지않은 중독성과 위해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해외로 도주한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국제 공조를 통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