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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게임놀이터 ┞ 슬롯커뮤니티 ┞㎣ 44.rge117.top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 단체 루앙루파(Ruangrupa). 아시아인으로, 큐레이터가 아닌 작가 그룹 최초로 2022년 독일 카셀에서 열린 ‘도큐멘타 15’의 예술감독으로 선정돼 주목받았다. 사진은 2019년 감독 선정 발표 직후 자카르타포스트의 기획 기사에 실린 루앙루파 멤버들의 모습. 자카르타포스트 제공
미술가란 누구일까.
르네상스 이래 미술가는 천재적인 1인의 예술인으로 여겨져왔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가 그랬다. 그 전통은 20세기 한국에서도 지속됐다. 우리가 김환기, 천경자, 박서보 등을 기억하는 것처럼 말이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했던 1인 천재 미술가 개념에 21세기 들어 금이바다이야기 먹튀
가고 있다. 새로운 작가상을 향한 혁신적인 실험은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다. 2000년 자카르타에서 결성된 작가 그룹 루앙루파(현지어로 ‘예술을 위한 공간’이라는 뜻)가 혁신의 주역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하는 광주비엔날레에도 2002년, 2004년, 2018년 등 여러 차례 초대받았다.
루앙루파의 혁신성은 구성원이 고정적이지 않고 계속 불야마토릴게임
어났다는 점이다. 유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 여러 세대에 걸쳐 멤버가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마치 생물 같다. 이런 성격의 작가 그룹은 이전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20년 넘게 건재한다. 2022년엔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의 현대미술제 카셀 도큐멘타의 감독까지 맡는 등 국제 미술 무대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들에게서 영향을패턴분석
받은 작가 그룹이 탄생하고 있다.
2022년 독일 카셀에서 열린 ‘도큐멘타 15’ 주 전시장인 프리데리치아눔 미술관 앞 정면 기둥이 낙서 같은 문자와 형상의 드로잉으로 채워져 있다. 국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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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처럼 부풀고+세대가 섞여
루앙루파는 인도네시아에서 수하르토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2년 뒤 권위주의 시대를 벗어나면서 새롭게 얻은 자유를 활용해 전시 공간, 출판서비스, 워크숍, 연구, 축제, 행사 기획 등을 하려고 만들어졌다.
주식분석방법
루앙루파는 처음 6∼7명으로 출범했지만 지금은 40명 정도로 확대됐다. BTS만 해도 개별적으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완전체’는 고정 멤버 7명 아닌가. 루앙루파가 갖는 유동적인 성격은 현대미술에 와서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으로 나뉘며 고전적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데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루앙루파는 미술가의 가장 기본활동인 전시에 국한하지 않고, 출판·워크숍·방송·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술 작가, 큐레이터, 디자이너, 건축가, 역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함께 모였다. 그룹이면서 공간이자 비영리조직이다. 놀라운 것은 구성원들이 모두 n분의 1의 지분을 가지고 ‘루앙루파’라는 큰 우산 밑에서 활동한다는 점이다. 모더니즘적인 작가상(像)을 부순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미술가 1명을 위해 음악, 설치 등 다른 역할을 맡은 이들은 조력자로서 배경처럼 존재하는 수직적 구조 말이다. 루앙루파가 갖는 평등성은 기존의 작가 패러다임을 바꾼다.
루앙루파는 202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 15’의 예술감독을 맡아 작가만이 아니라 관객도 미술관의 주인임을 전시를 통해 천명했다. 당시 도큐멘타홀에 설치된 스케이드보드장. 관람객이 보드를 즐기는 바닥에 낙서 같은 드로잉이 가득하다. 극장 간판을 그리는 이들까지 참여한 벽화에 식량문제, 전쟁과 기근, 양극화 등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국민일보DB
미술가 손혜민씨는 인도네시아에서 루앙루파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인터뷰에서 구성원 아젱 누룰 이니(Ajeng Nurul Aini)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저마다의 관심사와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각자의 일을 하고 다시 와서 뭉치기도 해요”
즉 루앙루파는 관심사와 전문성에 따라 프로젝트 단위로 모였다가 흩어진다. 손씨에 따르면 “집단적인 사고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방법”이라고 이들은 믿는다. 멤버인 건축가 이스완토 하르토노는 2019년 자카르타포스트 특집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밴드에 비유하는데, 각자 자신만의 악기를 갖고 있고, 그것으로 밴드의 화합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루앙루파가 카셀 도큐멘타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사실이 발표된 뒤였다. 미술가 10명이 핵심 멤버이지만, 이들은 다른 분야와 유동적인 멤버십을 유지하고자 하며 자신들을 중심적인 집단으로 보지 않는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보도했다.
루앙루파의 조직 구성은 마치 회사처럼 경영, 아카이브, 도큐멘테이션, 갤러리, 라디오, 아트 랩, 숍 등 여러 부문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전시, 잡지 발간, 켓 운영, 음악 페스티벌 기획, 독립 라디오 채널 운영 등 광폭 행보를 할 수 있다. 2004년부터는 자카르타 학생들이 참여하는 ‘자카르타 32℃ 비엔날레’도 주최하고 있다.
통상 작가 그룹은 비슷한 세대끼리 구성된다. 이와 달리 루앙루파는 젊은 세대가 유입되며 삼촌뻘, 아버지뻘 등 다른 세대가 섞여 활동한다. 루앙루파는 함께 늙어가기보다 새로운 세대를 수혈받아 계속 젊어지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처럼 다른 세대가 섞여 있는 작가 그룹이 한국에서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에 새 작가상 제시 이끼바위쿠르르
한국에서도 2∼3명씩 활동하는 작가 그룹은 있었다. 2000년대 들어와 일반화됐다. 옥인 컬렉티브(2009), 믹스라이스(2002), 로와정(2007), 뮌(2001), 김치앤칩스(2009), 보물섬 컬렉티브(2016, 2018) 등이 대표적이다. 대개 부부, 동료끼리 결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가운데 보물섬 컬렉티브는 특이하다. 경기도 대부도 경기창작센터에 입주 중이던 김동찬, 민성홍, 송민규, 최진요, 하석준, 황경현 등 6명의 작가가 보물섬을 주제로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16년 보물섬 컬렉티브를 만들었다. 전시 후 해체됐던 이들은 2018년 미디어시티서울 비엔날레에서 작품 의뢰를 받으며 재결합했고, 끝나고 다시 헤어졌다.
민성홍 작가는 지난 26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결성했다 해체되는 임시적인 그룹이다. 합칠 일이 생기면 그때 또 합치자는 공감대가 서로 간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헤쳐 모여 식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보물섬 프로젝트는 ‘아주 느슨한 루앙루파’를 연상시킨다.
한국의 새로운 작가상을 보여주는 이끼바위쿠르르 멤버들의 모습. 왼쪽부터 조지은 김중원 고결씨. 작가 제공
루앙루파가 갖는 수평적 구조, 세대 간의 어울림이라는 성격에서 보면 이끼바위쿠르르도 루앙루파를 어느 정도 닮았다. 이끼가 덮인 바위를 뜻하는 ‘이끼바위’와 의성어 ‘쿠르르’를 합친 이끼바위쿠르르는 믹스라이스 출신의 조지은(50)씨가 주축이 돼 고결(31)·김중원(29)씨 등 세 명이 2021년 결성했다. 세대 차가 단연 눈에 띈다. 1970년대와 90년대생이 섞여 있다. 또 조씨만 미술을 전공했지, 김씨는 대안학교 출신으로 인디 음악을 했고, 고씨는 대학 연극영화과에서 공부하다 중퇴했다. 고씨는 조씨가 제주에서 진행한 아카데미 수강생으로 참여하면서, 김씨는 조씨의 작업실에 취재를 오며 서로 인연을 맺었다. 조씨는 마음이 맞는 두 사람과 함께 촬영하러 다니고, 리서치 인터뷰하러 다녔다. 작업을 보조하던 조카뻘 스태프를 동등한 자격의 동료 관계로 발전시킨 셈이다. 조씨가 26세였던 2002년 광주비엔날레에 함께 초대받은 루앙루파를 만난 뒤 이들의 성장을 지켜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끼바위쿠르르가 지난해 가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해머미술관 기획전에 초청받아 선보인 작품. 작가 제공
“루앙루파는 원래 저와 비슷한 20대 또래들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점점 멤버가 늘어나면서 어느새 세대가 달라져 있더라고요. 아, 저런 것도 가능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최근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조씨는 “작가로서 혼자 받는 명예도 있겠지만, 그런 게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겹친 ‘빈티지 MZ세대’인데, 디지털 세대로부터 많이 배운다. 무거운 것도 저보다 더 잘 들고, 지쳤을 때 이들의 에너지를 통해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끼바위쿠르르는 루앙루파가 2022년 예술감독을 맡은 카셀 도큐멘타에 초대받아 데뷔작 ‘열대이야기’ ‘해초이야기’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미술가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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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있다. 새로운 작가상을 향한 혁신적인 실험은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다. 2000년 자카르타에서 결성된 작가 그룹 루앙루파(현지어로 ‘예술을 위한 공간’이라는 뜻)가 혁신의 주역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하는 광주비엔날레에도 2002년, 2004년, 2018년 등 여러 차례 초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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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났다는 점이다. 유동성을 갖고 있다는 점, 여러 세대에 걸쳐 멤버가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독창적이다. 마치 생물 같다. 이런 성격의 작가 그룹은 이전에는 없었다. 그럼에도 20년 넘게 건재한다. 2022년엔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의 현대미술제 카셀 도큐멘타의 감독까지 맡는 등 국제 미술 무대에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들에게서 영향을패턴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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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루파는 처음 6∼7명으로 출범했지만 지금은 40명 정도로 확대됐다. BTS만 해도 개별적으로 활동하기도 하지만 ‘완전체’는 고정 멤버 7명 아닌가. 루앙루파가 갖는 유동적인 성격은 현대미술에 와서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으로 나뉘며 고전적인 경계가 허물어지는 데서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루앙루파는 미술가의 가장 기본활동인 전시에 국한하지 않고, 출판·워크숍·방송·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미술 작가, 큐레이터, 디자이너, 건축가, 역사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함께 모였다. 그룹이면서 공간이자 비영리조직이다. 놀라운 것은 구성원들이 모두 n분의 1의 지분을 가지고 ‘루앙루파’라는 큰 우산 밑에서 활동한다는 점이다. 모더니즘적인 작가상(像)을 부순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미술가 1명을 위해 음악, 설치 등 다른 역할을 맡은 이들은 조력자로서 배경처럼 존재하는 수직적 구조 말이다. 루앙루파가 갖는 평등성은 기존의 작가 패러다임을 바꾼다.
루앙루파는 2022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 15’의 예술감독을 맡아 작가만이 아니라 관객도 미술관의 주인임을 전시를 통해 천명했다. 당시 도큐멘타홀에 설치된 스케이드보드장. 관람객이 보드를 즐기는 바닥에 낙서 같은 드로잉이 가득하다. 극장 간판을 그리는 이들까지 참여한 벽화에 식량문제, 전쟁과 기근, 양극화 등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국민일보DB
미술가 손혜민씨는 인도네시아에서 루앙루파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인터뷰에서 구성원 아젱 누룰 이니(Ajeng Nurul Aini)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저마다의 관심사와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밖에 나가서 각자의 일을 하고 다시 와서 뭉치기도 해요”
즉 루앙루파는 관심사와 전문성에 따라 프로젝트 단위로 모였다가 흩어진다. 손씨에 따르면 “집단적인 사고야말로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방법”이라고 이들은 믿는다. 멤버인 건축가 이스완토 하르토노는 2019년 자카르타포스트 특집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밴드에 비유하는데, 각자 자신만의 악기를 갖고 있고, 그것으로 밴드의 화합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루앙루파가 카셀 도큐멘타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사실이 발표된 뒤였다. 미술가 10명이 핵심 멤버이지만, 이들은 다른 분야와 유동적인 멤버십을 유지하고자 하며 자신들을 중심적인 집단으로 보지 않는다고 자카르타포스트는 보도했다.
루앙루파의 조직 구성은 마치 회사처럼 경영, 아카이브, 도큐멘테이션, 갤러리, 라디오, 아트 랩, 숍 등 여러 부문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전시, 잡지 발간, 켓 운영, 음악 페스티벌 기획, 독립 라디오 채널 운영 등 광폭 행보를 할 수 있다. 2004년부터는 자카르타 학생들이 참여하는 ‘자카르타 32℃ 비엔날레’도 주최하고 있다.
통상 작가 그룹은 비슷한 세대끼리 구성된다. 이와 달리 루앙루파는 젊은 세대가 유입되며 삼촌뻘, 아버지뻘 등 다른 세대가 섞여 활동한다. 루앙루파는 함께 늙어가기보다 새로운 세대를 수혈받아 계속 젊어지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이처럼 다른 세대가 섞여 있는 작가 그룹이 한국에서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에 새 작가상 제시 이끼바위쿠르르
한국에서도 2∼3명씩 활동하는 작가 그룹은 있었다. 2000년대 들어와 일반화됐다. 옥인 컬렉티브(2009), 믹스라이스(2002), 로와정(2007), 뮌(2001), 김치앤칩스(2009), 보물섬 컬렉티브(2016, 2018) 등이 대표적이다. 대개 부부, 동료끼리 결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가운데 보물섬 컬렉티브는 특이하다. 경기도 대부도 경기창작센터에 입주 중이던 김동찬, 민성홍, 송민규, 최진요, 하석준, 황경현 등 6명의 작가가 보물섬을 주제로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16년 보물섬 컬렉티브를 만들었다. 전시 후 해체됐던 이들은 2018년 미디어시티서울 비엔날레에서 작품 의뢰를 받으며 재결합했고, 끝나고 다시 헤어졌다.
민성홍 작가는 지난 26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결성했다 해체되는 임시적인 그룹이다. 합칠 일이 생기면 그때 또 합치자는 공감대가 서로 간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헤쳐 모여 식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보물섬 프로젝트는 ‘아주 느슨한 루앙루파’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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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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