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총기규제 입법협상 타결…공화당 10명 참여

레드플레그법 및 18~21세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조사 강화총기구매 연령 21세로 상향 등 바이든 요구해왔던 내용엔 미흡



배우 매슈 매코너헤이가 2022년 6월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찾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뒤 브리핑룸을 찾아 최근 텍사스주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잇따른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국 내에서 총기 규제 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진 가운데, 미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일부가 12일(현지시간)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입법 협상을 타결했다. 공격용 소총 판매금지와 총기 구매연령 21세로 상향 등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해 왔던 내용들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공화당 의원 일부가 동참하면서 수년 만에 미국내 총기난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관련 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그간 상원에서 총기규제 입법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던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와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 등 20명의 상원의원은 이날 경찰이나 가족들이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험하다고 보이는 사람들이 총기를 가질 수 없도록 법원에 청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레드플래그(red flag)법'을 시행하는 주(州)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9개 항의 총기 규제 관련 방안에 합의했다. 레드플레그 법은 현재 워싱턴 DC와 19개 주에 입법돼 있으며, 합의안은 이들 법의 시행을 촉진하고 다른 주에서도 이와 유사한 법안을 채택하도록 독려하는 내용이다.합의안은 또 18~21세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 기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원조회 강화하며, 학교 안전 및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합의안을 발표한 의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 아이들을 보호하고, 학교를 안전하게 유지하며, 미국 전역에서 폭력의 위협을 줄이기 위한 상식적이고 초당적인 제안을 발표하고 있다"며 "가족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함께 모여 지역사회의 안전과 안정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무언가를 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 10명이 참여한 이번 합의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요구해 온 방안에는 다소 미흡한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총기협회의 로비를 문제삼으며 공격용 소총 및 대용량 탄창 판매를 금지하거나 공격용 소총을 구매할 수 있는 나이를 현행 18세에서 21세로 상향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수십년 내에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총기 안전 법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해법 법안에 대한 서명을 약속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번 합의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괴롭히고 우리 아이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총기 폭력에 대한 지속적인 무대책을 종식시키기 위한 좋은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이는 상원 의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통해 반대에 나설 경우 총기규제 강화법은 상원 문턱을 넘어설 가능성이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 민주당이 다수를 확보하고 있는 하원에서 그간 여러 차례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이 처리됐지만, 이들 법안은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돼 왔다. 앞서 미국에선 텍사스주 유밸디 등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총기 규제 강화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최근 헐리웃 스타 '매슈 매코너헤이'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면, 워싱턴 DC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선 최근 의회의 총기 규제 관련 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