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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에 설치된 투명한 방음벽은 날아다니는 새를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권가현 제공



몇 년 전 새끼를 낳아 키울 둥지무료 릴게임
를 지을 때였어요. 이끼로 바닥을 다 채우고 알자리에 쓸 솜털이 필요해 16차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작은 하천까지 갔다 와야 했는데, 거기까지 가려면 넘어야 할 높고 투명한 벽이 있었어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방음벽이었죠. 새는 날개가 달려 있으니 당연히 높게 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우리 새들은 에너지나이벡 주식
를 아끼려고 최대한 낮게 날아요. 평소에는 차들의 속도에 익숙해져 잘 피해서 날곤 하던 남편이 그날은 과속하는 차를 피하려다 앞에 있던 방음벽 유리에 쾅 하고 부딪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사람들이야 보험이다 뭐다 해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이라도 받는다지만 우리 새들의 삶에는 어디 그런 게 있나요. 솜털을 문 채 피를 흘리며 죽어가지지선
는 남편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뿐만 아니라 번식을 하러 동남아에서 한국까지 온 꾀꼬리랑 파랑새, 되지빠귀도 당했고, 작년 겨울에 부딪혀 죽은 겨울철새 노랑지빠귀랑 개똥지빠귀도 깃털만 남아 있었어요.


슬픔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사람들이 새들의 죽음을 기록해 알리돈모으는방법
더니 2020년에는 ‘새를 구하자’라고 쓰여 있는 자를 들고 와서 사진을 찍고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2019년부터 시작된 기록은 이곳 영통 지역에서만 739건으로, 무려 46종의 새들이 기록되었는데 죽은 지 오래되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는 새들도 많았어요.


건우네는 2023년 이 아파트로 이사를 유비케어 주식
왔어요. 우연히 아파트에도 새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탐조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나무 지주대로 사용되는 대나무 구멍에 번식을 하다 죽은 쇠박새를 발견하고는 탐조책방에 물어 인공새집을 달아주기도 했어요.


하루는 학교에 가던 학생들이 방음벽 아래에서 죽어가는 새를 주워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고 건우 엄마는 깜짝 놀랐어요. 유리창에 충돌해 죽은 새들을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조사’라는 미션에 기록하면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그곳에서 꾸준히 기록하고 있던 분들이 오셔서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대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수원시에는 2024년 7월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가 만들어졌어요.


언제까지 죽은 새를 기록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 건우 엄마는 유리창에 5×10㎝ 간격으로 스티커를 붙이면 우리가 통과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유리창 충돌을 방지하는 스티커를 환경부에 신청해서 스티커를 지원받았어요. 그걸 붙이려면 높은 사다리차도 필요하고 붙일 사람들도 필요하던 차에 마침 수원시에서 그 비용을 일부 지원해주기로 했는데 아파트에서도 일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해요. 건우 엄마는 아파트 주민들을 설득할 일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고요. 과연 주민들을 설득해 새들의 죽음을 막는 일을 해낼 수 있을까요? 아파트 주민들은 직접적으로 사람을 위한 일이 아닌데 기꺼이 비용을 내어줄까요? 같이 새끼를 키우기로 약속한 남편이 돌아오지 못하는 일도, 새끼를 키우러 먼 나라에서 날아온 철새들이 죽는 일도 없으면 좋겠습니다.

박임자 (탐조책방 대표)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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