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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 시기에 공기업 소유 지분을 특정 민간 기업에 넘기는 방식으로 이뤄진 ‘와이티엔(YTN) 강제 민영화’와 관련해 언론·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의 지분 매각 결정과 이에 따른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민영화 의결, 유진그룹의 입찰 참여 등 모든 과정에서 위법의 정황이 뚜렷하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불법적으로’ 지분을 사들여주식으로돈벌기
최대주주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유진그룹은 이제라도 와이티엔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YTN 원상회복, 언론 정상화의 첫걸음”
새 정부 출범 이후 언론·시민사회단체가 꼽은 미디어 분야 핵심 과제에는 ‘언론 정상화’, 특히 그중에서도 와이티엔 민영화에 관한 진상 규명 요구가 공통으로 포함돼 있다. 윤석이노칩 주식
열 정부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한전케이디엔(KDN) 등 공기업과 와이티엔 노사는 물론 야당, 언론·시민사회단체의 반발까지 모두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민영화를 강행했다. 정부가 바뀐 만큼 이제라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왜 그토록 와이티엔 민영화에 집착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불법 거래’가 오갔는지 밝혀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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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4일 한겨레에 “와이티엔 사영화(민영화)는 방송 무자격 유진그룹에 준공영방송을 내다 판 윤석열 정권의 대표적 언론 탄압”이라며 “(민영화를 통해) 유진그룹의 대리인 김백 사장 체제가 들어선 뒤 와이티엔은 친정권 보도와 내란 옹호 주장 받아쓰기 등으로 윤석열 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다”고 말했다. 또 “와이티엔 원상회복은 권머니스탁
력이 파괴한 언론을 정상화하기 위한 필수 절차이다. 윤 전 대통령과 방통위, 유진그룹 간 불법 거래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밝혔다.
와이티엔 민영화 진상 규명과 관련해서는 이미 소송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먼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와이티엔지부와 우리사주조합은 유진그룹으로 최대주주식발굴
주가 변경된 직후인 지난해 2월 방통위를 상대로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2인 체제 방통위에서 이뤄진 최대주주 변경 신청 승인 의결은 그 자체로 위법한 데다, 방통위가 유진 쪽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 승인을 한차례 보류한 뒤 다시 조건부 승인을 내주는 과정에서 졸속·부실 심사가 이뤄졌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해당 소송은 현재 1심 진행 중이다.
‘민영화 주역’ 윤석열·이동관도 고발
이와 별도로 언론노조가 윤 전 대통령과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을 각각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입찰방해 등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한 사건 수사도 이뤄지고 있다.
언론노조는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2022년까지만 해도 와이티엔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는 입장이던 한전케이디엔과 한국마사회 등이 돌연 주식 매각 쪽으로 입장을 바꾼 데에는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앞세운 정권 차원의 ‘정치적 외압’(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아울러 2인 체제 방통위의 민영화 졸속 심의·의결은 취소 사유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형사 책임(직무유기)까지 물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에 대해선 와이티엔 지분 매각 입찰 과정에서 사전에 예정가격을 입수해 낙찰(입찰방해)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일 11시간 동안 경찰의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전준형 와이티엔지부장은 “애초에 와이티엔 지분 보유 의사를 밝힌 한전케이디엔 등이 한달도 안 돼 매각 방침으로 입장을 바꾼 과정과, 방통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 승인 과정에서 드러난 졸속 심사 행태 등에 대해 모두 진술했다”며 “윤석열 정권이 벌인 방송 장악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가 처음 진행되는 만큼, 이를 통해 방송 장악의 실체와 불법성이 명명백백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방통위의 ‘위법적’ 심의·의결로 와이티엔 최대주주가 된 유진그룹이 그나마 방통위가 내건 승인 조건마저 위반한 채 방송의 독립성·공정성 침해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와이티엔 안팎에서 나온다. 유진그룹은 최대주주 변경 신청 당시 보도의 공정성·객관성 제고 등 방송의 공적 책임을 실현하겠다는 이행각서를 제출했고, 각서 이행이 승인 조건으로 부과됐음에도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등 기존의 공정방송 제도를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이를 훼손해왔다는 논란을 빚었다.
나연수 와이티엔지부 공정방송추진위원장은 “유진그룹이라는 민간 자본이 최대주주가 된 뒤 사장추천위원회의 검증 없이 선임된 김백 사장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 보도를 ‘편파 보도’로 낙인찍어 구성원 동의 없이 사과하는가 하면, 각종 기자상을 휩쓸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지했다”며 “정권 비판 보도가 위축됐다는 안팎의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와이티엔이 다시 공적 구조로 돌아갈 방법에 대한 내부의 고민이 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유경선 회장에 대한 언론노조의 고발 건 등과 관련해 유진그룹에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