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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동등한 권리 있다” 3년만의 퀴어축제 무지개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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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은선수 22-07-16 17:31 0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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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단됐다 3년만에 재개친구·연인과 함께 찾은 시민들 행렬美대사 “모든 차별 반대에 미국 헌신”기독교단체 맞불집회로 곳곳 혼란일부 참가자, 광장 들어가다 경찰 제지



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박혜원 기자[헤럴드경제=강승연·박혜원 기자] 16일 서울 도심에서 3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됐다. 축제가 열린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연대하기 위한 ‘무지개 물결’이 뒤덮였다.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사전행사를 연 뒤 오후 2시부터 본 행사를 시작했다. 이날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수만명 이상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양선우 조직위원장은 “서울시가 행사 진행을 막으려 했지만, 여러분이 1인시위를 하고 민원도 넣어줘서 모일 수 있었다”며 “이번 축제 슬로건은 우울한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 존재가 살아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서울광장에는 오전부터 일찌감치 80여개 단체가 부스를 설치했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유럽연합(EU) 등 각국 대사관과 주요 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기업·단체 등이 부스를 차리고 시민들을 맞았다.아침부터 내내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서울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친구·연인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거나, 일찌감치 무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노래를 부르는 등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소품과 깃발을 들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자신을 양성애자라고 소개한 대학생 김모(20·여) 씨는 “3년 전 축제 때는 (양성애자로) 정체화하지 않았어서 올해 처음 나왔다. 조건부 허용이니 내년엔 축제가 열리지 않을까봐 올해 더 즐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축제에 참가한 채모(20·여) 씨는 “이성애자지만 친구를 지지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이스라엘 출신 아낫과 미국 출신 베스티가 웃으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이스라엘 출신 양성애자 아낫(34·여)은 “다양한 성적지향을 지지하기 위해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젠더플루이드(성적 정체성이 유동적인 유형)’인 베스티(40·여)도 “여러 성적지향을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 모두에겐 동일한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성소수사를 지지하기 위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5년 전부터 퀴어축제를 찾았다는 신모(60·남) 씨는 “축제에 20·30세대가 이렇게 많다면 우리 세대도 있을텐데, 여기 나오지 않는다는 게 우리나라 인권의 현실인 것 같다. 나이 든 세대가 없어서 아쉽다”며 “성소수자들이 다양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친구들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대학생 정유진(23·여) 씨는 “2017년에 처음 혼자 왔고, 퀴어 인권에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며 “오랜만에 축제가 열려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왔다. 신나는 마음이 더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현선(59·왼쪽) 목사 등 한국예수교회연대 회원들이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혜원 기자오현선(59·여) 목사는 “기독교에도 평신도, 목회자, 신학생 중 성소수자가 많다.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교회를 지향하며 지난 4월 한국예수교회연대를 만들었고, 오늘 회원들과 함께 참가했다”며 지지 목소리를 냈다.본 행사가 시작한 뒤엔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우산을 쓰고 잔디밭에 앉아 연대발언을 듣고 환호했다. 기독교 단체들이 개최한 반대집회가 서울광장 주변에서 열리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각국의 주한 대사들도 이날 축제를 찾아 지지 연설을 했다. 필립 골드버그 미국대사는 “어느 차별에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는 직접 한국어로 “성지향이나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은 21세기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차별과 폭력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쓰고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박혜원 기자퀴어축제에 반대하기 위한 맞불 집회도 이날 오전부터 계속되면서 광장 주변 곳곳에서 혼란도 연출됐다.예수재단, 샬롬선교회, 합동한성총회, 정의로운사람들 등은 퀴어축제 사전행사를 앞두고 서울시청 주변과 소공동 환구단 앞에서 축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도 오후 1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퀴어축제반대위원회(반대위)는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시의회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이 집회에서는 “동성애 축제를 시청광장에서 열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동성애 축제로 발생된 모든 책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반대 집회 현장에서는 오후 1시 18분께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쪽으로 넘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수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이후 오후 3시 25분께엔 서울광장에 들어와 “동성애를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외친 한 남성이 경찰에 의해 광장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반대집회는 신고된 장소에만 머무르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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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박혜원 기자[헤럴드경제=강승연·박혜원 기자] 16일 서울 도심에서 3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됐다. 축제가 열린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연대하기 위한 ‘무지개 물결’이 뒤덮였다.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사전행사를 연 뒤 오후 2시부터 본 행사를 시작했다. 이날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다 3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수만명 이상 참가한 것으로 추산됐다.양선우 조직위원장은 “서울시가 행사 진행을 막으려 했지만, 여러분이 1인시위를 하고 민원도 넣어줘서 모일 수 있었다”며 “이번 축제 슬로건은 우울한 메시지가 아니라 우리 존재가 살아가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이날 서울광장에는 오전부터 일찌감치 80여개 단체가 부스를 설치했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유럽연합(EU) 등 각국 대사관과 주요 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기업·단체 등이 부스를 차리고 시민들을 맞았다.아침부터 내내 후덥지근한 날씨였지만 서울광장을 찾는 시민들의 행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친구·연인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거나, 일찌감치 무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노래를 부르는 등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소품과 깃발을 들고 있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자신을 양성애자라고 소개한 대학생 김모(20·여) 씨는 “3년 전 축제 때는 (양성애자로) 정체화하지 않았어서 올해 처음 나왔다. 조건부 허용이니 내년엔 축제가 열리지 않을까봐 올해 더 즐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축제에 참가한 채모(20·여) 씨는 “이성애자지만 친구를 지지하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이스라엘 출신 아낫과 미국 출신 베스티가 웃으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박혜원 기자이스라엘 출신 양성애자 아낫(34·여)은 “다양한 성적지향을 지지하기 위해 나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젠더플루이드(성적 정체성이 유동적인 유형)’인 베스티(40·여)도 “여러 성적지향을 지지하는 게 중요하다. 모두에겐 동일한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성소수사를 지지하기 위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5년 전부터 퀴어축제를 찾았다는 신모(60·남) 씨는 “축제에 20·30세대가 이렇게 많다면 우리 세대도 있을텐데, 여기 나오지 않는다는 게 우리나라 인권의 현실인 것 같다. 나이 든 세대가 없어서 아쉽다”며 “성소수자들이 다양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보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친구들과 함께 축제에 참가한 대학생 정유진(23·여) 씨는 “2017년에 처음 혼자 왔고, 퀴어 인권에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며 “오랜만에 축제가 열려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왔다. 신나는 마음이 더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현선(59·왼쪽) 목사 등 한국예수교회연대 회원들이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해 손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박혜원 기자오현선(59·여) 목사는 “기독교에도 평신도, 목회자, 신학생 중 성소수자가 많다. 성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교회를 지향하며 지난 4월 한국예수교회연대를 만들었고, 오늘 회원들과 함께 참가했다”며 지지 목소리를 냈다.본 행사가 시작한 뒤엔 빗방울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은 우산을 쓰고 잔디밭에 앉아 연대발언을 듣고 환호했다. 기독교 단체들이 개최한 반대집회가 서울광장 주변에서 열리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각국의 주한 대사들도 이날 축제를 찾아 지지 연설을 했다. 필립 골드버그 미국대사는 “어느 차별에도 반대하고,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증명하기 위해 참여했다”며 “인권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콜린 크룩스 영국대사는 직접 한국어로 “성지향이나 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은 21세기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차별과 폭력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해 큰 환호를 받았다.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우산을 쓰고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박혜원 기자퀴어축제에 반대하기 위한 맞불 집회도 이날 오전부터 계속되면서 광장 주변 곳곳에서 혼란도 연출됐다.예수재단, 샬롬선교회, 합동한성총회, 정의로운사람들 등은 퀴어축제 사전행사를 앞두고 서울시청 주변과 소공동 환구단 앞에서 축제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도 오후 1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퀴어축제반대위원회(반대위)는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시의회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반대 집회를 진행했다.이 집회에서는 “동성애 축제를 시청광장에서 열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며 “동성애 축제로 발생된 모든 책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반대 집회 현장에서는 오후 1시 18분께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동성애 반대”를 외치며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쪽으로 넘어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수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이후 오후 3시 25분께엔 서울광장에 들어와 “동성애를 하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외친 한 남성이 경찰에 의해 광장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반대집회는 신고된 장소에만 머무르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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