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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반등 개장 후 美 금융정책 경계에 등락...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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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은선수 22-09-02 15:40 0회 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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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이재준 기자 = 일본 도쿄 증시는 2일 뉴욕 증시 강세에 반등 출발했다가 미국 금융정책에 대한 경계감으로 매물이 출회하면서 등락하고 있다.닛케이 평균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94.13 포인트, 0.34% 오른 2만7755.60으로 거래를 시작했다.전일 급락한데 따른 반동으로 저가 매수세가 선행했지만 바로 이익확정 매도가 유입했다.다이이치 산쿄와 미쓰이 물산, 엠스리가 밀리고 있다. 넥슨과 닌텐도 등 게임주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INPEX와 ENEOS 등 석유 관련주, 소니G, 키이엔스, 히타치, 미쓰비시 상사, 스미토모 상사 역시 하락하고 있다.반면 파스토리와 다이킨, KDDI, 올림파스, 스즈키는 견조하게 움직이고 있다. 세븐 & 아이 역시 상승하고 있다.닛케이 평균주가는 하락 반전해 오전 11시44분 시점에는 57.10 포인트, 0.21% 내려간 2만7604.37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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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회복되는 와중에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세계 에너지 전쟁을 가속화시켰다. 사진은 러시아와 독일 간의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 1'의 독일 루프민 지역 시설./로이터 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8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미팅에서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상승세로 돌아섰던 전세계 주식 시장이 이 발언을 듣고 발작을 일으키며 다시 주저앉았다.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고물가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전쟁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밸브를 조이자, 겨울철을 앞두고 전기 생산이 어려워지고 온수 공급도 부족해지는 공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비롯된 에너지 위기는 언제 진정될까?이 의문을 갖고 지난 8월 29일 오후 3시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번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조관 504호 유승훈 창의융합대학 학장의 연구실을 찾았다. 유 학장은 34년째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위원회 위원, ‘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총괄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유 학장은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엔데믹(일상적 풍토병)으로 바뀌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난 반면,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운동 때문에 화석연료 투자가 줄면서 공급 부족으로 에너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1970년대 오일쇼크(석유파동) 당시에는 석유 가격만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모든 화석연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오는 11월 북반구에서 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한국도 유럽처럼 지금 당장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지 않으면 에너지 가격이 더 뛰거나 물량이 부족해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실 앞 교정에 비에 젖은 낙엽들이 뒹굴고 있었다.
러시아 석유 수입하는 사우디—원유와 천연가스 시장 동향은?“원유보다 천연가스 시장이 더 큰 문제이다.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계속 수출과 수입은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아주 싼 가격에 사서 휘발유와 경유로 정제한 뒤에 다른 나라들에 비싸게 팔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러시아 역시 국제 시세보다는 싸도 예전보다는 오른 가격에 팔고 있기 때문에 전쟁 비용을 감당하고도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가격이 더 상승했기 때문이다.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며 매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석유수출국이지만 싼 러시아 석유를 수입해 쓰면서 자국의 석유는 비싼 가격에 수출해 이익을 보고 있다. 사진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가 지난 7월 15일 사우디의 제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모습./사우디 왕세자궁—석유수출국인 사우디가 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나?“러시아에서 국제시세보다 싼 원유를 수입해 와서 자기 나라에서 쓰고,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국제시세대로 해외에 비싸게 수출한다. 그래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에 가서 석유 증산도 하고 러시아산 원유도 사지 말라고 했으나 미국의 말을 듣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사오고 있다.”—미국이 사우디를 제재할 가능성은?“미국도 석유가 완전 자급자족이 되지 않아서 중동에서 일부 수입하고 있다. 그러니 사우디가 말을 안들어도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미국 말 듣지 않는 인도—인도에 대해 물어보자. 인도는 미국 동맹국인데, 어떻게 미국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러시아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나?“인도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에너지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실질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화 시기를 2050년으로 목표를 정하고 있지만, 중국은 2060년, 인도는 2070년으로 정했다. 인도는 사실상 탄소중립화 정책을 안하겠다는 의도이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에 관한한 자국 이익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눈치를 안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싼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며 에너지 정책에서 독자 행보를 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지난 8월 15일 델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미국이 인도를 제재할 가능성은?“인도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 가까워지면 미국은 더욱 골치가 아플 것이다.”—미국의 상황은?“미국도 산유국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수출하면서 큰 돈을 벌고 있다. 미국은 일부 미국산 원유를 해외로 수출하는 대신 싼 사우디 원유를 수입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산 원유를 도입해 쓰고 있는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너무 높아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위해 다변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결국 원유 가격이 올라서 미국, 사우디, 러시아, 중국, 인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상황이 좋아졌다. 반면 러시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오지 못하는 우리나라와 유럽 국가들은 매우 힘든 상황을 맞았다. 특히 유럽은 천연가스로 전기의 4분의 1을 생산하는데,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아서 전기가 모자라서 난리가 난 상황이다.”천연가스 가격 폭등—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얼마나 올랐나?“에너지 시장을 볼 때는 가격 동향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2019년 12월에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됐다. 그 때에 비하면 석유가격은 4배, 천연가스는 35배 올랐다. 2020년에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1 MMBtu(천연가스 거래 단위)에 2달러였다. 이 가격이 지난주에 무려 71달러까지 올랐다. 8월 중순만해도 60달러 수준이었는데 갑자기 폭등했다.”
/자료=인베스팅 닷컴—지난주 폭등한 이유는?“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공급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인 JKM(Japan Korea Maker)은 다른 지역, 예컨대 유럽 지역에 공급되는 액화천연가스 가격인 TTF보다 항상 비싸게 팔린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천연가스가 나지 않기 때문에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이 약점을 이용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팔고 있다. 그래서 유럽의 TTF 가격은 아시아의 JKM 가격보다 항상 쌌다.그런데 지난주에 TTF가 93달러를 기록하면서 60달러 수준이던 JKM 가격도 70달러대로 껑충 뛰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동북아시아보다 비싸진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유 학장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언론사 에너지 담당 기자가 국제 천연가스 가격 동향과 원인에 대해 묻는 전화였다. 통화를 하느라 인터뷰가 잠시 중단됐다. 통화가 끝난 뒤 이야기가 이어졌다.독일, 석탄 발전소 다시 돌리다—전세계 천연가스의 공급을 좌우하는 석유 메이저라면 어떤 회사들인가?“미국의 엑손 모빌과 쉐브론, 유럽의 BP와 토탈과 쉘,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람코를 들 수 있다.”—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유럽, 특히 독일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상황은?“전세계 국가들은 천연가스를 태워서 전기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지역난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지 않아서 실내 수영장에 온수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찬물에 수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온수 공급에는 별 문제가 없지 않은가?천연가스가 모자라니 폐지했던 석탄 발전을 다시 가동하고, 폐지하기로 했던 원자력발전소 수명도 연장해 다시 가동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독일은 석탄이 많이 나기 때문에 해외에서 석탄을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환경오염 때문에 석탄 발전 가동을 줄여왔다. 하지만 천연가스가 부족해지자 지난 5월에 4.3GW 규모의 석탄발전소 9곳을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3곳을 수명 연장하기로 했다.”
독일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8월 3일 뮐하임 안 데어 루르 지역의 지멘스 에너지 공장에서 수리를 마친 뒤 러시아로 보내질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가스터빈 앞에 서 있다./로이터—독일이 다른 유럽국가보다 더 위험에 빠진 이유는?“프랑스는 원자력 발전소를 갖고 있고,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는 북해의 해상 풍력 발전이 있다. 독일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만 좀 있고 여전히 가스 발전소가 많은 상황이다.”—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활용해, 부족한 천연가스 발전량을 보충하면 되지 않나?“재생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은 낮 12시에서 오후 5시까지만 출력이 나온다. 오후 5시가 넘으면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발전이 제대로 안된다. 그 때부터 정부는 발전기를 돌리느라고 난리이다. 정부가 즉각 켤 수 있는 발전기는 가스 발전기 밖에 없다. 원자력은 가동 후 발전이 이뤄지려면 3일이 걸린다. 석탄발전소도 10시간 뒤에야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석유는?“비싸고 오염물질이 많아서 발전소에서 거의 안쓴다. 우리나라도 있던 석유발전소를 거의 없앴다.”폭등하는 전기료—전기가 부족하면 전기료도 많이 오를 것 같다.“프랑스는 작년에 전기료가 1kWh당 147원이었는데 내년 1월부터 1470원으로 10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작년에 108원 하다가 올해 120원으로 11% 올랐으니, 프랑스 전기요금이 얼마나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지만 원전 발전소가 내륙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올해 가뭄으로 원자료 냉각수를 구하기 어려워진 탓에 전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 그하블린느 원자력 발전소./두세 퀭텡(2008년 4월 20일, 위키피디아)—프랑스는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지 않나? 왜 이렇게 문제가 심각해졌나?“우리나라 원전은 주로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닷물을 냉각수로 쓰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원전이 내륙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올해에는 가뭄이 들어서 냉각수를 구하지 못해 가동을 못하고 있다.게다가 절반 이상의 원전이 유지 보수와 부식위험 평가 때문에 현재 가동이 중단되어 있다. 프랑스는 원래 원자력 비중이 70%나 돼 전기가 남아서 다른 유럽 국가에 수출했는데, 이제는 원전 가동이 어려워 전기가 부족한 상황이다.”전기배급제 검토—유럽 다른 나라들 상황은?“노르웨이는 수력이 풍부해 수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유럽 다른 나라에 수출해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비가 안와서 유럽 수출을 못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프랑스와 노르웨이에서 전기가 오지 않고, 러시아에서는 천연가스 공급도 원활치 않아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그래서 독일은 도시가스 배급제, 프랑스는 전기 배급제를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겨울 난방을 시작하는데, 온수가 안나오면 매우 어렵게 된다.”
노르웨이는 수력발전소가 많아 유럽에 남는 전기를 수출해왔지만 올해에는 가뭄으로 독일 등에 수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바람에 유럽 전력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알타 수력발전소./레로(위키피디아)—어렵더라도 어차피 겨울은 지내야 하지 않나? 유럽인들은 어떻게 견뎌낼 것 같나?“아껴서 지낼 것 같다. 난방도 덜하고 온수도 덜하고, 전기불도 끄고 살아야 한다. 유럽국가들은 여름 냉방온도를 27℃로 규제해왔는데, 겨울철 난방온도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겨울에 옷을 더 껴입어야 하고, 샤워도 덜해야 한다.영국과 이탈리아는 하루에 머리를 두번 이상 감지 말도록 규제하고 있다. 유럽 국가는 아니지만 일본도 지난 7~8월에는 낮에 에어컨을 켜면 대신 전기불을 끄라고 했다. 현재는 자원절약 밖에 길이 없다.”한국의 상황은?유럽 이야기를 듣다가 우리나라 상황이 걱정됐다. 그래서 질문을 우리나라로 돌렸다.—우리나라는 괜찮은가?“정부는 천연가스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 천연가스를 팔면 71달러를 받고 유럽에는 같은 양으로 93달러를 받는다고 하면 석유 메이저들이 누구에게 우선 공급할까? 석유 메이저들이 변심하면 우리 국민들도 겨울을 춥게 보낼 수 있다. 도시가스 공급이 제대로 안되거나 전기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천연가스를 많이 비축해두면 되지 않나?“액체인 원유는 보관하기가 싶지만 기체인 천연가스는 보관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원유의 경우 120일 소비 분량을 비축하지만, 천연가스는 9일 소비 분량만 저장하고 있다. 작년에 7일에서 9일로 물량을 늘렸다. 특별히 우리나라만 비축일수가 짧은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천연가스는 기체 형태여서 석유와 달리 운반과 장기보관이 쉽지 않다. 사진은 액화된 천연가스를 보관하는 한국가스공사의 강원도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소 모습./블룸버그—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두가지 측면이 걱정된다. 석유 메이저들은 100만큼 공급한다고 계약을 하더라도 공급물량을 10~20% 정도 줄일 수 있는 감량권을 갖고 있다. 메이저들이 감량권을 행사해 공급을 줄이면 큰 일이다.또 다른 걱정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갈등이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의 많은 분량을 중동의 카타르와 오만에서 대만해협을 거쳐 가져 온다. 그런데 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어 무력시위가 발생하면 다른 해로로 돌아와야 하므로 시간이 걸려 천연가스가 부족해질 수 있다.”가스시장 민간 개방 덕을 보다—그래도 아직 유럽 국가에 비해 보면 사정이 괜찮은 이유는?“천연가스 발전 외의 다른 발전 시설이 많다. 또 가스공사가 천연가스를 중동에서 수입할 뿐 아니라, SK GS 포스코 등 민간회사들이 미얀마 호주 인도네시아 미국 등 다양한 곳에서 천연가스를 사오고 있다. 민간기업들이 싼 가격에 장기계약을 맺어 물량을 안정적으로 잘 들여오면서 우리는 큰 문제 없이 가고 있다. 예전에 가스공사가 독점하던 수입권을 민간기업에 개방한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다만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번 겨울이 문제이다. SK GS 포스코 등 민간기업들은 석유 메이저들이 감량권을 행사해 공급량을 줄일까봐 걱정하고 있다.”
한국은 가스공사 뿐 아니라 민간기업들이 천연가스를 싼 가격에 장기계약해 수입하면서 에너지 위기의 충격을 줄이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SK이노베이션—대체로 싼 가격에 장기계약이 잘 되어 있어서 천연가스 국제가격이 폭등해도 우리나라가 영향을 덜 받는다는 뜻인가?“SK GS 포스코는 싼 가격으로 장기계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괜찮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80%는 장기계약으로 사오고 20% 정도는 현물시장에서 그때 그때 조달하는데, 지금 현물시장 가격이 폭등해 문제가 있다.”—그래도 크게 보면 우리나라는 절약만 잘 하면 이번 에너지 위기를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절약을 하면서 동시에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올려야 한다. 가격을 묶어 두면 에너지 기업들의 체력이 고갈된다.”유 학장은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려면 에너지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래서 에너지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궁금해졌다.☞ ②/②로 이어 보기(‘이어 보기’ 아이콘이 작동하지 않으면 검색창에 ‘유승훈 에너지’를 입력하세요.)
코로나 사태가 회복되는 와중에 터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세계 에너지 전쟁을 가속화시켰다. 사진은 러시아와 독일 간의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 1'의 독일 루프민 지역 시설./로이터 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8월 26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미팅에서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상승세로 돌아섰던 전세계 주식 시장이 이 발언을 듣고 발작을 일으키며 다시 주저앉았다.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고물가 배경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전쟁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밸브를 조이자, 겨울철을 앞두고 전기 생산이 어려워지고 온수 공급도 부족해지는 공포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비롯된 에너지 위기는 언제 진정될까?이 의문을 갖고 지난 8월 29일 오후 3시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번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조관 504호 유승훈 창의융합대학 학장의 연구실을 찾았다. 유 학장은 34년째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위원회 위원, ‘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총괄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유 학장은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엔데믹(일상적 풍토병)으로 바뀌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난 반면,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운동 때문에 화석연료 투자가 줄면서 공급 부족으로 에너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1970년대 오일쇼크(석유파동) 당시에는 석유 가격만 문제가 됐지만 지금은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모든 화석연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오는 11월 북반구에서 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한국도 유럽처럼 지금 당장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지 않으면 에너지 가격이 더 뛰거나 물량이 부족해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실 앞 교정에 비에 젖은 낙엽들이 뒹굴고 있었다.
러시아 석유 수입하는 사우디—원유와 천연가스 시장 동향은?“원유보다 천연가스 시장이 더 큰 문제이다.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계속 수출과 수입은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아주 싼 가격에 사서 휘발유와 경유로 정제한 뒤에 다른 나라들에 비싸게 팔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는 동참하지 않고 있다.러시아 역시 국제 시세보다는 싸도 예전보다는 오른 가격에 팔고 있기 때문에 전쟁 비용을 감당하고도 상당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가격이 더 상승했기 때문이다.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며 매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석유수출국이지만 싼 러시아 석유를 수입해 쓰면서 자국의 석유는 비싼 가격에 수출해 이익을 보고 있다. 사진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오른쪽)가 지난 7월 15일 사우디의 제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모습./사우디 왕세자궁—석유수출국인 사우디가 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나?“러시아에서 국제시세보다 싼 원유를 수입해 와서 자기 나라에서 쓰고,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국제시세대로 해외에 비싸게 수출한다. 그래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에 가서 석유 증산도 하고 러시아산 원유도 사지 말라고 했으나 미국의 말을 듣지 않고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사오고 있다.”—미국이 사우디를 제재할 가능성은?“미국도 석유가 완전 자급자족이 되지 않아서 중동에서 일부 수입하고 있다. 그러니 사우디가 말을 안들어도 제재하기가 쉽지 않다.”미국 말 듣지 않는 인도—인도에 대해 물어보자. 인도는 미국 동맹국인데, 어떻게 미국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러시아 원유를 계속 수입할 수 있나?“인도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에너지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실질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화 시기를 2050년으로 목표를 정하고 있지만, 중국은 2060년, 인도는 2070년으로 정했다. 인도는 사실상 탄소중립화 정책을 안하겠다는 의도이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에 관한한 자국 이익을 내세우면서 미국의 눈치를 안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싼 러시아 석유를 수입하며 에너지 정책에서 독자 행보를 하고 있다. 모디 총리가 지난 8월 15일 델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미국이 인도를 제재할 가능성은?“인도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 가까워지면 미국은 더욱 골치가 아플 것이다.”—미국의 상황은?“미국도 산유국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해 수출하면서 큰 돈을 벌고 있다. 미국은 일부 미국산 원유를 해외로 수출하는 대신 싼 사우디 원유를 수입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산 원유를 도입해 쓰고 있는데,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너무 높아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위해 다변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결국 원유 가격이 올라서 미국, 사우디, 러시아, 중국, 인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상황이 좋아졌다. 반면 러시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오지 못하는 우리나라와 유럽 국가들은 매우 힘든 상황을 맞았다. 특히 유럽은 천연가스로 전기의 4분의 1을 생산하는데,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제대로 공급해주지 않아서 전기가 모자라서 난리가 난 상황이다.”천연가스 가격 폭등—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얼마나 올랐나?“에너지 시장을 볼 때는 가격 동향을 중요하게 살펴야 한다. 2019년 12월에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됐다. 그 때에 비하면 석유가격은 4배, 천연가스는 35배 올랐다. 2020년에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1 MMBtu(천연가스 거래 단위)에 2달러였다. 이 가격이 지난주에 무려 71달러까지 올랐다. 8월 중순만해도 60달러 수준이었는데 갑자기 폭등했다.”
/자료=인베스팅 닷컴—지난주 폭등한 이유는?“국제 천연가스 시장에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북아시아 지역에 공급되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인 JKM(Japan Korea Maker)은 다른 지역, 예컨대 유럽 지역에 공급되는 액화천연가스 가격인 TTF보다 항상 비싸게 팔린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천연가스가 나지 않기 때문에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이 약점을 이용해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게 팔고 있다. 그래서 유럽의 TTF 가격은 아시아의 JKM 가격보다 항상 쌌다.그런데 지난주에 TTF가 93달러를 기록하면서 60달러 수준이던 JKM 가격도 70달러대로 껑충 뛰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동북아시아보다 비싸진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유 학장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언론사 에너지 담당 기자가 국제 천연가스 가격 동향과 원인에 대해 묻는 전화였다. 통화를 하느라 인터뷰가 잠시 중단됐다. 통화가 끝난 뒤 이야기가 이어졌다.독일, 석탄 발전소 다시 돌리다—전세계 천연가스의 공급을 좌우하는 석유 메이저라면 어떤 회사들인가?“미국의 엑손 모빌과 쉐브론, 유럽의 BP와 토탈과 쉘, 사우디 아라비아의 아람코를 들 수 있다.”—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유럽, 특히 독일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상황은?“전세계 국가들은 천연가스를 태워서 전기도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은 지역난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지 않아서 실내 수영장에 온수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찬물에 수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온수 공급에는 별 문제가 없지 않은가?천연가스가 모자라니 폐지했던 석탄 발전을 다시 가동하고, 폐지하기로 했던 원자력발전소 수명도 연장해 다시 가동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독일은 석탄이 많이 나기 때문에 해외에서 석탄을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환경오염 때문에 석탄 발전 가동을 줄여왔다. 하지만 천연가스가 부족해지자 지난 5월에 4.3GW 규모의 석탄발전소 9곳을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원자력 발전소는 3곳을 수명 연장하기로 했다.”
독일은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자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난 8월 3일 뮐하임 안 데어 루르 지역의 지멘스 에너지 공장에서 수리를 마친 뒤 러시아로 보내질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가스터빈 앞에 서 있다./로이터—독일이 다른 유럽국가보다 더 위험에 빠진 이유는?“프랑스는 원자력 발전소를 갖고 있고,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는 북해의 해상 풍력 발전이 있다. 독일은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만 좀 있고 여전히 가스 발전소가 많은 상황이다.”—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활용해, 부족한 천연가스 발전량을 보충하면 되지 않나?“재생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은 낮 12시에서 오후 5시까지만 출력이 나온다. 오후 5시가 넘으면 해가 서쪽으로 기울면서 발전이 제대로 안된다. 그 때부터 정부는 발전기를 돌리느라고 난리이다. 정부가 즉각 켤 수 있는 발전기는 가스 발전기 밖에 없다. 원자력은 가동 후 발전이 이뤄지려면 3일이 걸린다. 석탄발전소도 10시간 뒤에야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석유는?“비싸고 오염물질이 많아서 발전소에서 거의 안쓴다. 우리나라도 있던 석유발전소를 거의 없앴다.”폭등하는 전기료—전기가 부족하면 전기료도 많이 오를 것 같다.“프랑스는 작년에 전기료가 1kWh당 147원이었는데 내년 1월부터 1470원으로 10배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작년에 108원 하다가 올해 120원으로 11% 올랐으니, 프랑스 전기요금이 얼마나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는 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지만 원전 발전소가 내륙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올해 가뭄으로 원자료 냉각수를 구하기 어려워진 탓에 전기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 그하블린느 원자력 발전소./두세 퀭텡(2008년 4월 20일, 위키피디아)—프랑스는 원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지 않나? 왜 이렇게 문제가 심각해졌나?“우리나라 원전은 주로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서 바닷물을 냉각수로 쓰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원전이 내륙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올해에는 가뭄이 들어서 냉각수를 구하지 못해 가동을 못하고 있다.게다가 절반 이상의 원전이 유지 보수와 부식위험 평가 때문에 현재 가동이 중단되어 있다. 프랑스는 원래 원자력 비중이 70%나 돼 전기가 남아서 다른 유럽 국가에 수출했는데, 이제는 원전 가동이 어려워 전기가 부족한 상황이다.”전기배급제 검토—유럽 다른 나라들 상황은?“노르웨이는 수력이 풍부해 수력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유럽 다른 나라에 수출해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비가 안와서 유럽 수출을 못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프랑스와 노르웨이에서 전기가 오지 않고, 러시아에서는 천연가스 공급도 원활치 않아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그래서 독일은 도시가스 배급제, 프랑스는 전기 배급제를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겨울 난방을 시작하는데, 온수가 안나오면 매우 어렵게 된다.”
노르웨이는 수력발전소가 많아 유럽에 남는 전기를 수출해왔지만 올해에는 가뭄으로 독일 등에 수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 바람에 유럽 전력난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노르웨이의 알타 수력발전소./레로(위키피디아)—어렵더라도 어차피 겨울은 지내야 하지 않나? 유럽인들은 어떻게 견뎌낼 것 같나?“아껴서 지낼 것 같다. 난방도 덜하고 온수도 덜하고, 전기불도 끄고 살아야 한다. 유럽국가들은 여름 냉방온도를 27℃로 규제해왔는데, 겨울철 난방온도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겨울에 옷을 더 껴입어야 하고, 샤워도 덜해야 한다.영국과 이탈리아는 하루에 머리를 두번 이상 감지 말도록 규제하고 있다. 유럽 국가는 아니지만 일본도 지난 7~8월에는 낮에 에어컨을 켜면 대신 전기불을 끄라고 했다. 현재는 자원절약 밖에 길이 없다.”한국의 상황은?유럽 이야기를 듣다가 우리나라 상황이 걱정됐다. 그래서 질문을 우리나라로 돌렸다.—우리나라는 괜찮은가?“정부는 천연가스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 천연가스를 팔면 71달러를 받고 유럽에는 같은 양으로 93달러를 받는다고 하면 석유 메이저들이 누구에게 우선 공급할까? 석유 메이저들이 변심하면 우리 국민들도 겨울을 춥게 보낼 수 있다. 도시가스 공급이 제대로 안되거나 전기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천연가스를 많이 비축해두면 되지 않나?“액체인 원유는 보관하기가 싶지만 기체인 천연가스는 보관이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원유의 경우 120일 소비 분량을 비축하지만, 천연가스는 9일 소비 분량만 저장하고 있다. 작년에 7일에서 9일로 물량을 늘렸다. 특별히 우리나라만 비축일수가 짧은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천연가스는 기체 형태여서 석유와 달리 운반과 장기보관이 쉽지 않다. 사진은 액화된 천연가스를 보관하는 한국가스공사의 강원도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소 모습./블룸버그—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두가지 측면이 걱정된다. 석유 메이저들은 100만큼 공급한다고 계약을 하더라도 공급물량을 10~20% 정도 줄일 수 있는 감량권을 갖고 있다. 메이저들이 감량권을 행사해 공급을 줄이면 큰 일이다.또 다른 걱정은 대만해협을 둘러싼 갈등이다. 우리나라는 천연가스의 많은 분량을 중동의 카타르와 오만에서 대만해협을 거쳐 가져 온다. 그런데 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어 무력시위가 발생하면 다른 해로로 돌아와야 하므로 시간이 걸려 천연가스가 부족해질 수 있다.”가스시장 민간 개방 덕을 보다—그래도 아직 유럽 국가에 비해 보면 사정이 괜찮은 이유는?“천연가스 발전 외의 다른 발전 시설이 많다. 또 가스공사가 천연가스를 중동에서 수입할 뿐 아니라, SK GS 포스코 등 민간회사들이 미얀마 호주 인도네시아 미국 등 다양한 곳에서 천연가스를 사오고 있다. 민간기업들이 싼 가격에 장기계약을 맺어 물량을 안정적으로 잘 들여오면서 우리는 큰 문제 없이 가고 있다. 예전에 가스공사가 독점하던 수입권을 민간기업에 개방한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다만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번 겨울이 문제이다. SK GS 포스코 등 민간기업들은 석유 메이저들이 감량권을 행사해 공급량을 줄일까봐 걱정하고 있다.”
한국은 가스공사 뿐 아니라 민간기업들이 천연가스를 싼 가격에 장기계약해 수입하면서 에너지 위기의 충격을 줄이고 있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SK이노베이션—대체로 싼 가격에 장기계약이 잘 되어 있어서 천연가스 국제가격이 폭등해도 우리나라가 영향을 덜 받는다는 뜻인가?“SK GS 포스코는 싼 가격으로 장기계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괜찮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80%는 장기계약으로 사오고 20% 정도는 현물시장에서 그때 그때 조달하는데, 지금 현물시장 가격이 폭등해 문제가 있다.”—그래도 크게 보면 우리나라는 절약만 잘 하면 이번 에너지 위기를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절약을 하면서 동시에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을 올려야 한다. 가격을 묶어 두면 에너지 기업들의 체력이 고갈된다.”유 학장은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려면 에너지 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래서 에너지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가 궁금해졌다.☞ ②/②로 이어 보기(‘이어 보기’ 아이콘이 작동하지 않으면 검색창에 ‘유승훈 에너지’를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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