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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실수했으면 거기다 있었 정도로. 대학을 입맛에드론으로 본 린자니산 정상.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너무나 신비롭고,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움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거대한 분화구 안에 거대한 호수가 있고, 또 그 안에 거대한 화산이 섬처럼 둥실 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 린자니산(3,726m)이다. 린자니산은 현재 휴화산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최근인 2016년 8월에 분화한 적 있는 활달한 성격의 산이다. 린자니산의 주요 특징은 분화구 안에 자리한 칼데라 호수 '세가라 아낙'이 무척 신비롭고, 또 그 안에 다른 분화구 하나가 더 있어 매우 독특한 지형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이를 본 사람들은 그 강렬한 존재감에 혼이 쏙 빠진다.
산행도 재밌 저축은행대출금리비교 다. 단순한 트레킹을 넘어 초원지대와 열대우림, 고원지대와 화산지대까지 다양한 자연의 얼굴을 경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린자니산은 어느 누가 오르더라도 만족도 높은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한다.



린자니산 캠프사이트.


신혼부부 특별공급 서류2019년 첫 만남, 2023년 재도전
그래서 두 번이나 갔다.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2019년 10월이었다. 계기는 사진 한 장. 당시 린자니산 정상의 분화구 속 또 다른 분화구가 있는 신비로운 사진을 보고 완전히 매료되어 산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때는 린자니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분화구 주변에서 캠핑하며 트레킹을 했 기초수급자 전세자금대출 는데, 분화구 주변 텐트 앞에서 맞이한 일출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그 감동을 잊지 못해 2023년 10월에 다시 한 번 린자니산을 오르기로 결심했다. 이번에는 꼭 정상에 오르겠다고 마음먹고, 유튜브 구독자와 인스타그램 지인 8명과 함께 여정을 떠났다. 2019년 함께했던 여행사에 연락해 그때 동행했던 가이드 아릴을 다시 만나기 kb 마이너스통장 로 했다. 아릴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산행을 편안하게 이끌어준 믿음직한 전문가였고, 이번에도 역시 그의 세심한 배려와 뛰어난 지도력이 큰 도움이 되었다.



린자니산 초반 오르막길. 열대 지방이라 뜨거운 햇볕이 수직으로 내리꽂힌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일정은 1박2일. 첫째날은 셈바룬Sembalun마을에서 출발해 거리 약 10km, 고도 1,539m를 오르며 팔라완간 셈바룬 분화구Plawangan Sembalun crater rim에서 캠핑한다. 이어 둘째 날, 새벽에 정상에 올라 일출을 감상한 뒤 셈바룬마을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둘째 날 일정이 좀 부담스럽긴 하다. 총거리 18km에 걸쳐 상승고도 1,087m, 하강고도 2,526m에 이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히 크다. 특히 정상 근처는 화산재로 덮여 있어 발걸음마다 미끄러지기 때문에 체감 피로도가 더욱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산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히 추천하는 일정이다. 말 그대로 '짧고 강렬한' 산행이다. 이틀간의 여정 동안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그만큼 자연이 주는 감동은 더 크고 강렬하다.
Day1 뜨거운 태양, 흙먼지와의 싸움
여행사에서 제공해 준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새벽 6시에 기상하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오전 9시쯤 린자니안내소Rinjani Information Center에 도착 후 이곳에서 산행에 문제가 없는지 메디컬 체크를 받고, 입산허가증을 받으면 준비가 끝난다.
린자니산을 트레킹하려면 외국인은 반드시 현지 가이드와 함께해야 한다. 이곳에는 산장이 없기 때문에 전 일정 동안 텐트에서 야영한다. 또한 포터가 1박2일 동안 필요한 야영장비와 음식을 챙겨 올라가지만, 그가 모든 짐을 다 옮겨줄 순 없으므로 서로 철저히 사전에 체크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거친다.



POS2에서 POS4로 가는 오르막.


초반 구간은 완만한 초원길로, 모두들 즐겁게 웃으며 트레킹을 시작한다. 하지만 적도 근처의 열대지방답게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을 피하기 위해 버프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선글라스로 눈을 보호하며 걸었다. 눈앞에 커다란 린자니산이 펼쳐지며 기대감과 설렘이 점점 커져만 갔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예쁘게 걸려 있어 마치 둘레길을 걷는 것처럼 순탄하게 이어졌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그늘 하나 없이 뜨거운 햇볕을 수직으로 내리쬐는 것뿐이다.
산행 중에는 4개의 쉼터인 POS 1, 2, 3, 4가 있다. 그곳에서 식사를 하거나 재정비를 하며 올라간다. 저 멀리 원두막처럼 생긴 쉼터가 보일 때마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곳에서 맛있는 식사와 시원한 콜라 한 캔을 마시면 호텔 라운지가 부럽지 않았다.
우리는 POS 2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메뉴는 채소 볶음, 닭고기 꼬치구이, 달걀 프라이와 밥이었다.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고,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남김없이 다 먹은 걸 보니 꽤 만족했던 것 같다. 그리고 린자니 산행의 또 하나의 큰 매력, 산지직송 열대과일을 맛볼 수 있었다. 수박, 파인애플, 파파야 등 원산지에서 먹는 열대 과일은 정말 꿀맛이었다. 그 맛에 올라갈 기운이 나는 듯했다.



린자니산 정상에 서면 분화구 안에 또 분화구가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식사를 마친 후, POS 3로 향하는 길에 접어들었다. 하늘은 아침의 파란색에서 벗어나 구름으로 가득 차며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모습은 마치 곰탕 속을 헤엄치는 듯한 풍경.
이곳부터 화산 폭발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에 흘렀던 뜨거운 용암의 길을 지나며 여기가 화산이라는 게 새삼 실감났다. POS 3에 도착하면 첫날의 목적지까지 2.2km가 남는데, 이 구간부터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이때부터 진짜 산행이 시작된다.
새벽 6시부터 쉼 없이 걸어와서인지 서서히 지쳐가는 대원들이 하나둘 보였다. 하지만 지친 상황 속에서도 서로 격려하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흙먼지를 뒤집어써서 신발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10월은 건기 끝 무렵이라 지면이 메마를 대로 메말라 있어 흙먼지가 장난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모습마저 재미있다고 깔깔대며 서로 발을 모아 인증사진을 남겼다. 그중 한 명은 족저근막염 때문에 속도가 뒤처졌고, 중간에 쥐가 나기도 했지만 그 대원을 돕기 위해 종아리 마사지를 해주는 건치 대원의 모습에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웃을 때마다 보이는 가지런한 치아 덕분에 우리는 그를 '건치남'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날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응원하며 린자니산 트레킹을 즐겼다.



린자니산에서 맞는 일출.


고난을 넘어, 분화구의 경이로움
POS 4 이후부터 가혹한 오르막이 시작됐다. 이때부터는 오직 땅만 보고 올라가야 했다. 그렇게 힘겹게 오르고 오르다보면 저 멀리 텐트촌이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로 구눙바루 분화구와 세가라 아낙호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순간 피로감이 단번에 사라진다. 4년 만에 다시 본 경이로운 풍경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다들 언제 지쳤냐는 듯이, 분화구에서 인증샷을 찍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믿지 못할 풍경을 보는 것도 즐거웠지만 오늘 산행이 끝났다는 것도 행복이었다. 그만큼 힘들었다.
이날 등산객들이 많이 온 탓에 우리 텐트는 정상 가는 길 방향으로 20분 정도 더 가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내일 올라갈 거리가 짧아진다고 깔깔거리며 신나게 첫날 산행을 마무리했다. 먼저 온 대원들이 고생했다며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박수를 쳐주었는데 함께하는 산행의 즐거움을 느끼며 이날의 긴장을 다 내려놓았다.



일행들과 함께 태극기를 펼치고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저녁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우리는 일몰을 감상했다. 빨갛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보며 따뜻한 차를 마시는 등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가이드 아릴은 다음날 산행에 대해 브리핑을 해주었고 우리는 조금 긴장된 마음으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내일은 두 발자국을 걸어가면 한 발자국이 밀리는 화산재 언덕이 끝없이 펼쳐져 있으며, 경사도 오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다고 했다. 다소 불안한 정적이 흘렀지만 우리는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며 오늘을 즐기고 푹 쉬기로 했다.
저녁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간 카레였는데 따뜻한 밥 위에 부어 먹으니 피로와 허기를 동시에 해결해 주는 완벽한 식사였다. 새벽 1시 반에 기상해 2시부터 산행을 시작해야 했기에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Day 2 황홀한 여명과 도전의 끝
새벽 1시 20분은 순식간에 다가왔다. 졸음을 떨쳐내기 위해 간단히 사과와 토스트, 커피를 마시며 준비를 마쳤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지만 정상 찍고 다시 이 장소로 내려오려면 앞으로 9시간은 더 걸어야 되기 때문에 꾸역꾸역 꼭꼭 씹어 넘겼다.
새벽 2시 원정팀은 '화이팅!' 구호와 함께 정상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이드 아릴이 말했던 화산재 언덕이 눈앞에 펼쳐졌다. 초반부터 강력한 경사도와 지면이 우리의 체력을 시험했다. 첫 구간을 지나자 가이드가 설명한 대로 구간이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 구간은 가파르고 높았다. 두 번째 구간은 비교적 완만한 능선을 걷는다. 여기서 우리는 서로의 컨디션을 체크할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마지막 세 번째 구간에 들어서자 고도 3,000m가 넘는 화산재 언덕이 기다리고 있었다. 넘어질 위험이 높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천천히 올라갔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한다. 캄캄한 어둠속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하고 거북이 모드로 엉금엉금 올라가다보니 마침내 저 멀리 수평선에서 여명이 밝아왔다.



린자니산 분화구 촬영에 여념이 없는 한 일행. 그만큼 매력적이고 신비롭다.


어두운 밤이 서서히 물러가고, 황홀한 햇빛이 하늘을 물들이는 순간 노란색, 주황색, 보라색 등의 색으로 이루어진 아침이 놀랍도록 아름다운 자태로 드러났다. 마음처럼 속도가 나진 않지만 쉴 때마다 아침 태양빛으로 고개를 돌리며 자연이 건네는 위로를 얻었다.
미끄러지는 발을 계속 앞으로 옮기면서 거세게 부는 모래바람을 막아내려니 여간 체력이 소비되는 게 아니었다. 차라리 보이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저 멀리 끝이 보였다. 그런데 아무리 올라도 그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힘들다고 토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모두의 얼굴에 '힘들다'고 쓰여 있었다. 이제부터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힘내자'는 말을 속으로, 또 입 밖으로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언젠가는 끝이 날 것이라 믿고, 오르고, 오르고 또 올랐다.
그리고 정점. 이 정점은 셈바룬마을에서부터 출발해 오른 것이 아니었다. 몇 개월 동안 준비했던 모든 원정과정에서 비롯돼 오른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서로에게 감격의 박수를 쳐주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10명 모두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정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산행은 누가 빠르고 느린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 단지 포기하느냐 포기하지 않느냐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서로 웃음을 잃지 않고 응원하며, 낙오자 없이 이 길을 함께 걸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이제는 하산이다. 길었던 오르막을 넘었지만 내리막길은 그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특히 화산재로 덮인 길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그래도 처음엔 조심스럽게 내려가다가 점차 자신감이 붙었다. 나중엔 스키를 타듯 아예 미끄러져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다 급제동,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모였다. 올라갈 때는 캄캄해서 보지 못했던 구눙바루 분화구와 그 안에 있는 세가라 아낙호수의 황홀한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