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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빛채호 25-03-28 18:11 3회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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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에 있는 콩치노콩크리트에서 이성재 DJ가 재생할 LP 앨범을 들고 있다. 이곳은 빈티지 스피커 전용으론 세계에서 가장 큰 감상 공간이다.


전설의 지휘자에겐 최고의 악기가 하나씩 있다. 바로 공연장이다. 레너드 번스타인에겐 미국 보스턴심포니홀이 그랬다. 1900년 지어진 이 건물은 현대 음향학을 설계에 반영한 세계 첫 공연장이다. 당시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이던 클레먼트 서빈은 쿠션이 있는 객석 수로 음의 잔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알아내 그 공식을 설계에 도입했다. 흡음재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을수록, 공간 용적이 작을수록 잔향 시간이 짧아진다는 점도 반영했다.
이렇게 도출된 최적의 건물 규격은 높이 18.6m, 길이 카드불법모집 38.1m, 너비 22.8m. 이 수치는 보스턴심포니홀에 ‘공연장의 스트라디바리우스’란 별명을 가져다줬다. 공연장은 그 자체로 훌륭한 악기였다. 번스타인은 자신의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1949년 초연하는 것으로 보스턴심포니홀에 애정을 나타냈다. 다른 지휘자들도 콘서트홀이란 악기를 품었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겐 베를린 필하모니가, 구스타프 말러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에겐 빈 무지크페라인이 악기였다.
이제는 이들의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없다. 하지만 레코드판(LP) 앨범에 담긴 이들의 작품을 원음과 가깝게 재현하는 음악 감상 공간이 우리에게 있다. 음악 애호가들이 긴 시간 수집하고 어루만진 오디오와 악기들이 그곳에 있다. ‘그때 그 소리’를 탐닉하기 위해 디지털 대신 아날로그를 고수하는 공간. 역사가 경기신용보증재단 100년에 가까운 빈티지 오디오와 직접 제작한 스피커 앞에 서면 옛 거장들이 세월의 파도를 헤쳐 다가오는 것 같다. 소리를 듣는 것을 넘어 보인다고 하면 과장일까. 1930년대 베를린 필하모닉 연주에서 바이올린 현의 미세한 떨림과 호른을 때리는 호흡의 잔향, 피아노 건반에 닿는 손가락 마찰음까지 고스란히 들린다. 서른세 살에 요절한 재즈 아티스트 리 모건이 공무원 전세대출 1960년대에서 건너와 트럼펫으로 장난을 치기도 한다.
서울 도심에서 차로 약 1시간. 우리 가까이에 있는 최고의 음악 감상 공간들을 소개한다. 번잡한 소음에서 벗어나 당신의 침묵도 음악의 일부가 되는 ‘오직 소리만이 존재하는 곳’으로.
빈티지 스피커의 울림…이곳에서 당신은 '오선지 속 음표''소리의 요람' 파주 콩치노 한국선박금융 콩크리트



콩치노콩크리트에서 쓰이는 LP 플레이어. 아래는 브런스윅의 제품이다. /최혁 기자


한강에 반짝이는 윤슬을 왼뺨에 두고 자유로를 달려보자. 푸릇하고 쓸쓸한 임진강에 닿을 즈음이면 된다. 이윽고 북녘땅이 붉은 민머리를 드러낼 때 고개를 우로 잠깐 돌려보자. 그 건물은 그래야 나타난다. 경기 파주시에 솟은 24m 높이 콘크리트 구조물. 스피커 두 쌍을 오롯이 담으려 지어진 소리의 요람. 빈티지 스피커 전용 공간으론 세계 최대인 콩치노콩크리트를 목도하는 순간이다.
이름 그대로 그 건물은 4층 높이 전체가 노출 콘크리트다. 필로티 주차장으로 쓰이는 1층을 지나 2층에 마련된 홀에 오르면 숙연해질 차례다. 통창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어루만지는 객석 너머, 성인 남성보다 큰 스피커 두 쌍이 좌중을 내려보듯 서 있어서다. 스피커 하나는 미국 웨스턴일렉트릭의 ‘M2’, 다른 하나는 독일 클랑필름의 ‘유로노 주니어’다. 빈티지 스피커의 전성기인 1930년대에 탄생한 명작들이다. 콩치노콩크리트는 이들 스피커를 1시간씩 번갈아가며 클래식이나 재즈를 들려준다. 선곡은 그때그때 분위기에 달렸다. 이날 오후의 선곡은 1978년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녹음한 그리그의 ‘페르 귄트’였다. 침엽수림에 숨겨진 고요한 호수와 닮은 곡이다.
이 공간을 만든 건 치과의사인 오정수 원장. 그는 고등학생 시절 세종문화회관과 용산전자상가를 드나들며 고급 오디오를 소장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20대가 된 1980년대 후반엔 막노동을 하며 모은 500만원으로 영국 로저스의 스피커인 ‘LS3/5A’를 중고로 샀다. 당시 서울 변두리 주택을 살 만큼의 거금. 하지만 이 중고품은 전원을 켜자마자 고물이 됐다. 그는 좌절 대신 ‘더 좋은 스피커 소리를 듣고 싶다’는 열망을 키웠다. 최신 하이엔드 스피커도 접했지만 따뜻하고 편안한 소리를 내는 빈티지 쪽이 더 끌렸다.
콩치노콩크리트의 거목이 된 두 스피커를 들여온 건 20여 년 전. 이 과정에서 독일 정부는 문화재 반출을 우려해 유로노 주니어를 1개월간 압류하기도 했다. 제2차세계대전 중 독일 극장들이 폭격을 받으면서 상당수 스피커가 사라진 여파였다. 오 원장은 역사가 담긴 이들 스피커를 여러 사람과 온전히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콩치노콩크리트를 지었다. 40년 넘게 모아온 LP 앨범 1만여 장도 이 건물에 담았다. 그는 “(20세기 중반) 음반들은 실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공간 규모에 맞춰 녹음된 것”이라며 “큰 공간에서 들어야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설계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민현준 홍익대 교수가 맡았다. 그는 음이 잔향을 남기도록 2층과 3층을 터 층고를 9m가량 확보했다. 소리가 충분히 뻗으면서도 흩어지지 않는 최적의 높이다. 콘크리트 내벽 일부엔 불에 태운 송판을 붙였다가 떼어내 음각 무늬를 냈다. 난반사로 소리를 붙잡아두기 위해서였다. 음의 진동감을 잡고자 창틀도 가벼운 알루미늄이 아닌 묵직한 주철을 썼다. 통창으로 임진강을 담아낸 데엔 “음악은 자연 속에서 들을 때 더 큰 감동을 준다”는 오 원장의 확신이 담겼다.
콩치노콩크리트에는 수차례 방문하는 단골이 많다. 데이트를 즐기는 20대 커플, 브람스를 좋아하는 노신사 등 나이는 제각각. 모두 주 객석, 통창 앞 등 위치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울림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다. 오 원장은 이 공간에서 감동이 특히 컸던 곡으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꼽는다. 20세기 독일 거장 지휘자 푸르트벵글러가 베를린 필하모닉과 1943년 녹음한 버전이다. 콩치노콩크리트는 당대의 앰프를 써서 그 시대의 원음을 되살린다.
입장료는 2만원. 수·목요일은 휴무다. 주말이면 오 원장이 DJ가 돼 직접 선곡한다. 그는 지난 15일 웨스턴일렉트릭 스피커에 마이크를 연결해 소프라노 김희정과 피아노 3중주 공연을 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다만 그 흔한 카페는 여태 두지 않았다. “여긴 음료를 마시면서 떠드는 공간이 아닙니다. 역사가 된 음악을 듣는 공간, 음(音)의 세계를 인식하는 공간, 콩치노콩크리트는 그런 곳입니다.”
베토벤의, 베토벤에 의한, 베토벤을 위한 튜닝'클래식 성지' 영종도 베토벤하우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섬 영종도에는 요즘 핫플레이스가 속속 들어서는 중이다. 음악감상실 ‘베토벤하우스’도 그중 하나다. 6m 높이에 통유리를 갖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은 베토벤의 음악에 빠져 있는 남우선 대표가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은 작품으로 불릴 만하다.
지역 방송 PD 출신인 남 대표는 2017년 자신의 고향 대구에 베토벤하우스를 지었는데 이를 영종도로 옮겨 지난 1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대구 시절 베토벤하우스보다 공간이 다섯 배나 커졌고 직접 설계한 스피커가 달렸다. 카페와 음악감상실이 분리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공항과 가까운 곳인 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연령과 국적은 꽤나 다양하다.
“클래식이든 팝이든, 일정 볼륨 이상이 돼야 청자의 감흥이 살아나는데, 음향 설계를 새로 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어요.”
남 대표는 단순하면서도 웅장한 멋을 살리기 위해 베토벤하우스 곳곳에 어떤 요소를 녹일지 한참 고민했다고 했다. 설계도를 네 차례나 변경한 뒤에야 첫 삽을 떴다. 그는 방송사 재직 시절부터 음악뿐 아니라 커피에도 조예가 깊었다. 베토벤하우스에 있는 커피 원두를 직접 그가 선정하고, 로스팅도 한다. 이처럼 베토벤하우스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공간은 거의 없다. 남 대표가 꼽는 최고의 베토벤 음반은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고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이다.
“최상의 레코딩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앨범이죠. 음악 맞춤형으로 제작한 베토벤하우스의 스피커로 꼭 감상하면 좋겠어요.”
베토벤하우스에서 사용하는 메인 스피커는 ‘몬 어쿠스틱 디아몬(Mon Acoustic Diamon)’이다. 남 대표는 유럽과 미국에 오디오를 수출하는 몬 어쿠스틱사와 손잡고 1억5000만원을 들여 베토벤하우스에 최적화된 스피커를 직접 제작했다.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제작한 ‘양산 1호’ 몬 어쿠스틱 디아몬은 그렇게 베토벤하우스에 걸렸다. 이날 스피커에서는 ‘브루크너 교향곡 9번’과 ‘말러 교향곡 2번’이 흘러나왔다. 풍성하고도 섬세한 음향이 음악홀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었다. 베토벤하우스에서는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재즈와 가요도 만나볼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이 전체의 60% 정도 재생된다면 재즈는 30%, 가요는 10%의 비중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환기한다고. 오보에와 플루트를 전공한 직원들도 남 대표와 소통하며 사람들과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정하고 볼륨을 조절한다. ‘소리의 경험’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매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튜닝하는 중이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건네는, 천상의 소리'음악천국' 양평 모던 클로이스터



지난 15일 경기 양평군 모던 클로이스터에서 조성진의 ‘라벨 피아노 전곡집’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보라 기자


경기 양평군 북한강변을 따라 서종면 수능리 깊은 숲속에 다다르면 회색빛 음악감상 공간 ‘모던 클로이스터’가 나온다. 1년 전쯤 문을 연 이곳은 스스로 ‘빛을 듣고 소리를 보는 공간’으로 소개한다. 모던 클로이스터는 중세 수도원의 클로이스터(회랑)에서 영감을 받은 이름이다. 클로이스터가 중세 수도자들에게 천국의 공간이었던 것처럼, 현대인에게 음악을 통한 특별한 쉼과 명상으로 ‘작은 천국’이 되고자 한 바람을 담았다. 모던 건축에 기반을 두고 중세를 포함한 고음악과 클래식, 현대의 재즈 등 컨템포러리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종합 예술 공간을 구상했다.
지난 15일 이곳에서 특별한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오후 7시부터 ‘모클 음감회: 모리코네 vs 반겔리스’라는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영화음악계 두 거장의 시기별 주요 음악이 영화 명장면들과 함께 펼쳐졌다. 이날 사회는 공간을 마련한 조대성 대표(53)가 진행했다.
“악보를 볼 줄 모르던 반겔리스는 마치 예언자와 같았고, 모리코네는 모든 음을 머릿속으로 미리 생각하는 정교한 설계자 같았어요.”
모던 클로이스터의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면 2층과 3층의 음악 감상 공간으로 안내받는다. 이음새 하나 없는 육중한 문을 열면, 우선 미학적으로 압도적인 오디오 스피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조 대표는 한국 나사렛대 신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산타클라라대 성악과 합창지휘 석사, 클레어몬트대 교회음악 박사를 지낸 인물. 미국에서 공부할 때도 성당에서 9년간 음악감독 일을 했고, 한국에 돌아와 나사렛대 음악목회학 겸임교수를 지냈다.
모던 클로이스터는 조 대표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모든 것을 집대성한 곳이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교회에서 우연히 들은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반해 ‘세상의 모든 음악을 다 듣고 싶다’는 꿈으로 1만 여장의 LP와 음반들, 오디오와 스피커, 음향 기기 등을 수집해 왔다.
공간 한가운데 놓인 ‘JBL파라곤’ 스피커는 오디오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스피커로 불린다. 1957년 세계 최초의 ‘좌우 일체형 스테레오 스피커’로 제작돼 케네디 시절 백악관에서도 사랑받던 명물. 전면의 곡선이 소리를 굴절시키는데, 이 부분이 특히 아름다워 디자인 스피커 시대를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 옆을 웅장하게 지키고 선 스피커는 ‘골드문트 아폴로그’, 1987년 나온 오리지널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당시 150개 전후가 제작됐는데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도 전시됐던 모델이라고. 이 스피커의 외형은 이탈리아 현대미술가인 로타 로리아 클라우디오가 디자인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몰딩 기법과 화강암 가루로 만든 재질로 뼈대를 제작하고 그 위에 하이 그로시 피아노 마감으로 처리했다. 스위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최고의 음악 연구소와 디자이너들이 합작해 스피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이밖에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스피커라는 별칭이 있는 ‘던테크 소버린’, JBL의 또 다른 역작 ‘에버레스트(Everest)’와 ‘마트레곤(Matregon)’, 영국 귀족에게 납품되던 1950년대 오토그래프 스피커의 1990년대식 ‘탄노이 웨스트민스터 로열’ 등 2층과 3층에 보물 같은 스피커가 가득하다.
당대 첨단의 스피커들 앞에 놓인 하프시코드(러커스 플레미쉬), 파이프 오르간(콘티누오)은 마치 금방이라도 르네상스나 바로크 시대의 고음악 연주회로 떠날 수 있는 곳임을 암시한다. 조 대표는 “여러 장르의 음악과 연주, 스피커의 디자인까지 감상할 수 있는 ‘뮤지토리움’이 되길 바랐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오디오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그 음악에 맞춘 최적의 소리를 찾아내는 건 사람의 일. 방문 날짜와 시간을 사전 예약해 미리 곡을 신청해 두면 그 곡에 꼭 맞는 음원과 스피커를 찾아준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 음악감상회는 별도 공지한다.
100살 된 오디오로…희귀 LP 들으며 시간여행'소리 박물관' 서초 오디움



서울 서초동 끝자락, 2만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가 수직으로 감싼 특이한 외관의 건물이 눈에 띈다. 연면적 22만4246㎡, 지상 5층·지하 2층 규모인 이 건물의 정체는 음악을 듣는 공간 ‘오디움(Audeum)’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디자인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1877년 유성 축음기 발명 이후 150년간의 오디오 발전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자료를 모았다. 오디움 내부에는 19세기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와 음악 재생 기계를 비롯해 웨스턴 일렉트릭 라우드 스피커 등 세계적 오디오 시스템이 들어서 있다. 100년 전 제작된 빈티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성악 아리아와 유명한 재즈 넘버들은 마치 공연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음악 감상실처럼 꾸며놓은 지하 2층 전시실에는 진귀한 LP와 CD가 11만 장 가까이 진열돼 있고,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즐겨 듣는 뮤지션 비틀스의 LP 코너도 마련해뒀다.
개관 후 오디움의 상설전인 ‘정음: 소리의 여정’에 다녀간 관객은 1만3600명(3월 18일 기준)에 이른다. 음악 감상을 목적으로 처음 운영한 프로그램 ‘미러포닉으로 감상하는 클래식 명반’은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에 두 번꼴로 열렸고, 지난 19일 ‘(바이올리니스트) 지네트 느뵈의 음악 세계’로 막을 내렸다. 오디오 전문 박물관에서 희소한 LP로 녹음된 명연주를 듣는 것은 확실히 특별했다. 게다가 이를 유서 깊은 오디오로 듣고 감상한다는 것은 압도적인 경험이다.
건축가 구마 겐고와 오디움의 비주얼 정체성을 담당한 디자이너 하라 겐야는 “인간의 내재된 감각들을 활용할 수 있을 때 더 좋은 전시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디움의 개념을 함께 만들어 나갔다. 그들은 현대인의 피로함을 가장 잘 치유해줄 수 있는 감각으로 청각을 꼽았다. 완벽한 소리의 체험을 위한 구마 겐고의 생각은 오디움 삽을 뜨기 전부터 확고했다고. ‘훌륭한 소리를 감상하는 공간이기에 인간이 도심을 떠나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생각처럼 오디움의 입구는 건축물을 충분히 감상한 뒤 들어올 수 있도록 고안됐다. 한참을 걷다 비로소 안쪽에 당도하다 보면 관람객은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스레 ‘들을 준비’를 마치게 된다.
자연과 음악, 나…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선율과의 포옹' 남양주 써라운드



써라운드의 2층 써라운드집에선 그림 같은 자연의 시간이 흐르는 장면을 정제된 음악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조동균 기자


경기도 남양주 화도읍, 한적한 산자락에 자리한 카페 써라운드(Surround).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에 자리한 이 공간은 이름 그대로 ‘둘러싸이는 감각’을 품고 있다. 공간 전체를 감싸안듯 설계된 아치형 벽면 구조는 외부 자연과 어우러져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써라운드는 자연과 커피 향, 그리고 음악에 온전히 둘러싸이는 경험을 선사한다.



눈 덮인 겨울 산을 바라보며 음악과 함께 커피를 마시다보면 마치 자연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착각을 하게 된다. 써라운드는 산과 음악, 커피에 둘러싸이는 경험을 제공한다. /조동균 기자


자연을 상영합니다
써라운드의 가장 인상적인 특징은 정남향으로 나 있는 통창이 만들어내는 압도적 ‘프레임’이다. 높이 5.3m에 달하는 대형 통유리는 사계절의 변화와 탁 트인 풍경을 여과 없이 실내로 끌어들인다. 이곳을 찾은 손님은 문을 열고 들어와 카운터에 도달하기까지 걸음마다 마치 액자에 담긴 듯한 자연의 장면을 차례차례 마주하게 된다. 전신주 하나 없이 깨끗하게 비워낸 창들은 계절마다 다른 색감과 분위기를 자아낸다. 녹지 않은 눈 위로 벚나무에 새순이 돋아나는 봄날이면 이곳은 자연을 감상하는 하나의 극장이 된다. 사계절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좋을 듯한 차경(借景)의 절정이다. 일반적으로 음악을 듣는 공간이라면 잔향이 지저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창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석. 하지만 써라운드 운영자는 ‘공간은 따뜻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과감히 자연 채광과 개방감을 선택했다. 그 덕분에 이곳에서 듣는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자연광과 풍경, 시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하나의 감각적 요소로 살아난다.
마지막은 사운드
써라운드 1층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팝과 재즈, 블루스 음악이 주로 흘러나온다. 음악 애호가 사이에서 음향이 좋은 카페로 입소문이 났다. 측면과 후면에 한 조씩 총 네 대의 포칼(FOCAL) 스피커가 구현하는 입체적인 ‘써라운드 사운드’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단골손님도 부쩍 많아졌다.
보다 깊이 있고 정제된 음향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2층 프라이빗 사운드룸을 추천한다. ‘써라운드 집(Surround ZIP)’이라는 이름의 이 공간은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1인 2만5000원으로 최대 6명까지 대관할 수 있다. 마치 음악을 좋아하는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듯, 차분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2시간 동안 온전히 음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프로악(PROAC D2R)’ 스피커의 우드 톤에 맞춰 인테리어 전반의 컬러를 통일감 있게 구성하고, 이중 방음으로 외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따뜻한 조명 아래 흐르는 클래식과 모던 팝이 듣는 이를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소리와 자연이 공존하는 작은 극장, 써라운드는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단, 폭설이 내리는 날엔 문을 닫는다.
커피 향 가득한 공간
한 폭의 그림 같은 자연을 감상하다 보면 그 풍경을 더욱 깊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고소한 핸드드립 커피 향이 공간을 은은하게 채운다. 써라운드는 커피의 본질에도 충실하다. 드립 커피에는 ‘립 커피 로스터스’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한다. 서울 상수동에서 시작해 15년간 스페셜티 커피를 널리 알려온 빈브라더스 원두는 다양한 커피 기반의 음료 메뉴로 변주된다. 매장에서 직접 구운 스콘, 피낭시에 등 디저트 메뉴는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맛으로 커피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2020년 5월 문을 연 써라운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렸다. 프랜차이즈 카페 내 취식이 제한되던 때 커피와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자 했던 사람들이 도심을 벗어나 외곽의 여유로운 공간을 찾아 나서며 음악 애호가의 아지트로 자리 잡았다.
영화처럼 헤드셋 쓰고…혼맥하며 'LP' 속으로'나홀로 LP 감상' 인사동 뮤직 컴플렉스 서울



뮤직 컴플렉스 서울 인사동점에서 한 손님이 LP를 들으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이솔 기자


마치 영화 ‘라붐’의 소피 마르소가 된 듯 모두가 커다란 헤드셋을 쓰고 음악에 빠져 있는 곳이 있다. 귓가에 흘러나오는 곡은 제각각. 사람들은 빙글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 위 LP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저마다의 감상에 잠긴다.
서울 인사동에 있는 LP 카페 ‘뮤직 컴플렉스 서울’은 좌석마다 턴테이블이 마련돼 누구나 직접 원하는 LP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팝송, 국내 가요, 재즈, 록 등 LP 약 2만 장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음향 기기광인 김형석 대표(50)가 20년간 해오던 스포츠 양말 사업을 접고 구입한 LP들로 2022년 5월 문을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인 2호점 부산 기장점에 이어 도쿄, 마닐라 매장 개점도 추진하고 있다.
인사동점은 안녕인사동 건물 5층에 자리 잡고 있다. 강렬한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칠해진 120평 공간은 힙한 클럽을 연상시킨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입장료가 포함된 음료(최소 2만원)를 주문하고, 원하는 LP를 골라 자리에서 각자 음악을 감상하면 된다. 인기 LP를 들으려면 카운터에 요청해야 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가장 즐겨 찾는 앨범은 찰리 푸스의 정규 1집 앨범 ‘나인 트랙 마인드(Nine Track Mind)’라고 한다. 국내 음악 중에선 이문세, 유재하 등의 앨범도 인기가 좋다.
턴테이블은 총 45개. 헤드셋은 자리마다 1~2개씩 비치돼 있다. 턴테이블과 헤드셋은 오디오테크니카, 소니 등의 제품을 가져다놨다. 김 대표는 “주 방문객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하이엔드로 가면 이질감이 생길 것 같아 표준형 제품 위주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급 음향 기기는 프라이빗 청음실에서 경험할 수 있다. 이 안에선 홍콩 오디오 브랜드 페네시의 도넛 올인원 턴테이블 스피커, CD 재생도 가능한 스위스 브랜드 제네바의 XL 스피커 등이 있다. 두 제품 모두 400만~500만원대에 달한다. 청음실은 1시간 이용에 5만원으로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며 LP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이다. 커피 외에 맥주와 와인, 간단한 식사류도 판매한다. 두 번째 잔부터는 가격이 저렴해진다. 이용 시간은 사실상 제한이 없다. 만석인 경우 새로 입장한 손님에 한해 3시간 제한을 둔다. 운영 시간은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연중무휴. 오픈 직후나 식사 시간처럼 한적한 때를 노리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지난 21일 여자친구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20대 오모씨는 “일반 카페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무제한 노래를 들으며 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가 좋은 것 같다”며 “턴테이블에 헤드셋 두 개를 연결하면 같은 노래를 들으며 각자 할 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서울 한복판에서 LP 감성을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게 특별하다. LP 카페 투어가 취미라는 대학생 정수민 씨(21)는 “평소에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다 보니 습관처럼 흘려들었는데, 여기에서는 가사와 멜로디에 더 집중하며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주=이주현/영종도=이진섭 아르떼 객원 기자/양평=김보라/이해원/남양주=조동균/허세민/사진=최혁, 이솔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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