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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1일,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였다. 새해 전야에 열리는 시드니 불꽃 축제를 보기 위해서였다. 일부러 호텔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스폿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 대신 호텔 객실 가격은 평상시보다 두세 배 비쌌다. ‘불꽃 쇼가 거기서 거기지’ 싶으면서도 시드니의 상징인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꽃 쇼와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는 기대감이 모든 것을 잊게 했다.

시내는 전야제를 즐기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한껏 차려입고 나온 오지(Aussie: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들을 부르는 호칭)와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북적였 대출승인잘되는곳 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것은 시드니의 힙한 여성들이다. 한여름, 새해, 파티라는 설렘 포인트가 한데 모여 도파민 폭발 직전인 그녀들은 과감한 의상과 화려한 화장을 하고 어디론가 갔다. 반면에 젊은 남성들은 라이언 고슬링의 외모에 피케 셔츠 아니면 셔츠에 거의 반바지 차림이다. 와인 1병을 든 채.
우리도 와인을 채운 텀블러와 돗자리를 sc제일 챙겨 스폿으로 향했다. 공식 사이트(www.sydneynewyearseve.com/fireworks)에서 스폿마다 입장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지, 몇 시에 개방하는지, 어느 정도의 인원이 차 있는지, 알코올은 허용하는지 아니면 파는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유료 장소는 식사 등을 포함해 400달러(약 57만원) 이상임에도 일찌감치 매진이 파산면책제도 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우리는 달링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불꽃 쇼는 오후 11시 59분 시작돼 약 10분간 이어졌다. 시드니 항구 전체에서 폭죽이 터져 규모가 굉장하고 폭죽에 맞춰 하버브리지가 화려하게 변하는 게 장관이었다. 한여름이지만 밤이 되자 살짝 쌀쌀했지만 신나는 음악, 웃음소리, 희미한 화약 냄새, 향수 향기가 뒤섞이면서 열기가 뜨거웠다. 전 여신금융협회연봉 세계 언어로 덕담이 오고 가는 가운데 나도 크게 외쳤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트래블 카드 하나면 돼 호주 여행이 편했던 이유 중 하나는 트래블 카드다. 충전식 선불카드인 트래블 카드는 여 시중은행금리비교 행지에서 신용카드 대신 사용해도, 현금 인출을 해도 수수료가 없어 여행 시 많이 사용한다. 시드니에서는 트램과 전철, 공항철도 등 교통수단도 트래블 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시드니 항구 서큘러 키에서 페리를 이용할 때도 트래블 카드로 탭하면 된다. 서큘러 키의 페리는 노선이 여러 개인데, 목적지 없이도 페리를 타고 나가면 바다에서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시드니 곳곳을 볼 수 있다. 또 호주는 팁 문화가 없다 보니 잔돈이나 현금 필요 없이 트래블 카드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단, 멜버른은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우리나라의 T-머니 카드인 마이키(Myki)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본고장에서 플랫화이트 즐기기

호주 커피의 특징은 신맛이 아주 강하다는 점이다. 신맛을 좋아하는 나에게도 호주의 롱블랙(우리의 아메리카노)은 벅찼다. 카페마다 신맛의 강도가 다를 뿐인데, 이 신맛에 고소한 우유를 섞어 균형 잡힌 플랫화이트를 완성하는 것이다. 고로 나의 선택은 언제나 플랫화이트 아니면 카푸치노다. 호주의 너른 농장에서 생산한 우유도 한몫했는지 커피는 대체로 신선하다. 그런데 시드니 3대 커피 전문점 등 맛있다는 곳은 거의 다 가봤지만, 맛은 비슷비슷했다. 록스 마켓의 아몬드 크루아상으로 유명한 카페는 테이크아웃밖에 안 됐는데, 인증샷을 찍기 위해 일회용 컵의 뚜껑을 열었을 때 플랫화이트 위의 나뭇잎 모양 장식이 온데간데없어 나와 바리스타 둘 다 난감해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유명 커피 전문점의 기준이 커피 맛이 아니라 손님과 직원의 스몰토크에 있다며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그러고 보니 tvN 예능 <부산촌놈 in 시드니>에서 영화배우 허성태가 커피숍에서 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직원이 손님과 일상을 이야기하고 손님의 커피 취향도 알고 있는 게 인상적이긴 했다.조금씩 취향을 찾아간 나는 여행 막바지에서야 “디카페인 플랫화이트 위드 아몬드 밀크”를 말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만약 호주에서 산다면, 멜버른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멜버른은 시드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공원이 많아 쾌적하고 차분하며 사람들은 수수해 보인다. 중심상업지구(CBD) 내는 무료로 트램을 이용할 수 있고 편의 시설도 많아 관광객이 이곳에 숙소를 잡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멜버른에는 야라강이 있는데, 야라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의 피츠로이 지역은 성수동과 같이 힙한 동네다. 벽이나 건물은 그래피티로 장식돼 있고, 주말에는 아트 플리마켓이 열린다. 야라강을 넘어 남쪽으로 가면 DFO 사우스 와프 쇼핑몰, 사우스 멜버른 마켓 등이 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퀸 빅토리아 마켓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면, 사우스 멜버른 마켓은 현지인들이 장을 보고 음식을 즐기는 곳이다. 수많은 치즈와 청정우, 갓 잡아 올린 생선, 고소한 빵과 과일, 한국에서도 봄직한 화분과 꽃들을 보며 잠시나마 오지의 삶을 꿈꿔본다. 마켓 한구석의 레스토랑에서 다리를 주무르며 해산물 파스타와 굴을 주문했는데, 굴이 어찌나 달던지 이번 여행에서 먹은 최고의 음식이었다.
글 : 김민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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