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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대전 서구 관저동 대전세종충남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만난 환아 보호자 김미영(38)씨는 파업으로 진료를 받지 못해 발길을 되돌리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씨 아이는 하반신 재활 로봇 치료를 받으러 3년째 병원을 찾지만 담당 치료사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한두 달씩 치료가 단절된 상황을 수차례 겪고 있다. 김씨는 “지난 1년 동안 치료사가 4명이나 바뀌었다”면서 “치료 연속성이 떨어지니 의료서비스 질이 높을 수가 없다. 병원에 몇 차례 문의해도 별 반응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전세종충남공공어린이재활병원 노조가 대전시에 처우 개선을 촉구하며 파업에 차량유지비양식 돌입했다. 파업 닷새째인 이날 노조와 대전시는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전세종충남공공어린이재활병원 노조가 파업 닷새째를 맞은 29일 병원 로비에서 농성하고 있다.



적합훈련과정 노조는 턱없이 낮은 임금 인상안으로 정근수당과 위험수당 신설을 요구했지만 대전시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교섭 결렬을 선포했다. 노조는 임금및단체협약 교섭에서 공무원 수준의 정근수당과 위험수당을 요구안으로 냈다. 노조는 ‘10년 근속 시 기본급의 50% 지급’을 정근수당 요구안으로 내놨으나 병원 측은 ‘10년 근속 시 기본급의 20% 지급’ 국민은행 전세자금대출조건 을 수정안으로 고수하고 있다.

병원은 2023년 5월 500억원을 출자해 문을 열었다. 개원 3년 차를 맞았지만 인력 부족과 열악한 처우는 병원의 고질병이 됐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여건으로 지난 2년 동안 병원을 떠난 인력은 34명을 넘고 있다.
노조는 “정근수당과 위험수당을 신설해도 80여명의 바꿔드림론 추가대출 직원들에 대한 예산은 각각 연간 3200만원, 600만원이 필요하다. 연간 1억원도 채 되지 않는데, 대전시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협상테이블에 나서지 않는 등 충남대병원 뒤에 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근 공공의료원과 비교해봐도 병원의 처우는 턱없이 낮은 편이다. 강혜빈 노조지부장은 “인근 청주의료원의 공공어린이재활센터와 저소득층지원금 초임 임금은 500만원 이상 차이가 나고 10년 후 근속 시에도 700만원이 넘는 임금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원을 채우지 않는 채용에 대해 노조는 병원이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병원의 총 정원은 124명이지만 채용 인력은 늘 100명을 밑돌고 있다.
계약직으로 뽑아 근속 1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전환형 계약직’ 고용형태도 인력 채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는 “정규직으로 직원을 뽑아야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데 1년을 지켜보고 정규직으로 해준다는 채용 원칙은 정당한 노동권을 주장하기 어렵다”며 “고용 불안정성은 결국 퇴사 이유로 이어진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병원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대전시가 적극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강 지부장은 “대전시에서는 적자병원이라는 이유로 정상화는커녕 오히려 노동개악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올해 6월 병원 개원 이후 가장 많은 수익이 났지만 대전시는 수익에 비해 지출이 많다는 이유로 운영비를 줄여 환수하라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적자 추산액은 34억6000만원이다. 올해 예상 적자 금액은 40억9000만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그동안 교섭에 성실하게 임해왔으나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 부담 등으로 노조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가 어렵다”며 “병원 특수성이 있는 만큼 정부에 운영비의 50%에 대한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